[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히라며 또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명상하고 있다. 설조스님은 40여일 단식으로 설정 총무원장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천지일보 2019.4.12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히라며 또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명상하고 있다. 설조스님은 40여일 단식으로 설정 총무원장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천지일보 2019.4.12

설조스님, 조계종 개혁위해 100일간 단식

“종교-정치 단체 하나 되면
무소불위로 권력 휘두를 것”

“종교집단은 부패해선 안 돼
정교유착 관계 밝혀야 중단”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단식하다 쓰러져도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하지 말라.” “자승 전 원장이 종단에서 물러나고 종단의 변화가 있어야 단식을 중단할 수 있다.”

아흔을 바라보는 설조스님이 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히라며 또다시 단식에 돌입한 지 오늘(14일)로써 60일째를 맞았다. 설조스님은 지난해 6월 20일에도 설정 총무원장 사퇴를 위해 41일간 단식했었다. 이로써 스님은 종단 개혁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100일도 넘게 단식을 하게 됐다.

단식 기간에는 물은 마시되 다른 음식은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나트륨이 없으면 사람의 몸은 단 며칠도 버틸 수 없으므로 번번이 소금을 섭취해야 한다. 일반 사람은 일주일만 음식을 먹지 않아도 건강이 위태로워진다. 그런 점에서 단식투쟁은 ‘굶어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면 내 요구를 들어 달라’는 극단적인 의사표시다.

금방 중단될 것 같았던 노스님의 단식이 두 달을 넘어서자 일각에서는 단식을 하는 게 맞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설조스님을 옆에서 보필하는 스님들의 증언을 들어봤다.

출가했을 때부터 설조스님의 제자였다던 수원·승원스님은 모두 다 한목소리로 설조스님과 종일 함께 있다며 설조스님의 단식은 ‘사실’이라고 스님의 일과를 설명했다.

두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설조스님의 기상 시간은 오전 5시다. 스님은 기상 후 먼저 얼굴을 씻고 부처님께 예불을 드린다. 길고 긴 명상이 끝나면 스님을 보필하는 스님들은 단식할 때 꼭 필요한 ‘소금’과 ‘효소’를 틈틈이 챙긴다. 이어 설조스님은 탁자에 앉아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살이 다 빠져 오랫동안 앉아있거나, 누워있지 못하는 설조스님은 방과 거실을 전전하다 오후 10시가 되면 취침한다고 스님들은 전했다.

설조스님의 단식에 방해될까 스님들은 아침에는 간단하게 시리얼을 먹고 점심이나 저녁은 밖에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수원스님은 하루 세끼를 다 먹는 게 죄스러워 저녁식사는 잘 안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번 41일 단식 후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옮겨졌던 설조스님은 어떻게 60일 동안 단식을 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지난번 단식과 계절 등 환경도 다를뿐더러 이번 단식 때는 ‘소금’과 ‘효소’를 잘 챙겨먹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조스님은 추정했다.

이 당시에도 일각에서 ‘출·퇴근 단식 의혹’을 제기됐었다. 스님의 설명처럼 지난번 단식장은 서울 조계사 우정국로 공원으로, 열약한 환경속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했었다. 특히 단식장에 많은 사람이 들락날락해서 지금보다 정신력과 기력 소비가 훨씬 심했다.

실제로 스님은 병원으로 실려가는 당일 아침에도 면회를 받는 수준을 넘어 찾아오는 사람마다 얘기를 나누고, 법문을 설했다. 특히 천막을 뚫고 들어오는 뜨거운 태양볕으로 스님의 건강은 더나 위할 것 없이 좋지 않았다. 이에 설조스님에게 제기된 의혹은 금세 잦아들었다.

또 스님은 “예수님 같은 경우 물이 없는 뜨거운 광야에서 극한 단식을 했다”며 “그와 달리는 나는 편한 곳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까지 단식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스님은 “아무리 고위직인 정치인이나 학자나 교육자라도 그들이 늘 의지하는 데는 결국 ‘종교’”라며 “그런데 의지 대상이 부패하면 신도들은 어떻겠냐. 종교집단의 부패는 사회 어느 집단보다 더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설조스님은 “종교인이 정치와 결탁한다면 무소불위로 난폭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그래서 유착관계가 끊어져야 한다. 누가 보건 안 보건 단식하다 죽으면 그때가 돼서라도 내가 왜 단식했는지 사람들이 알아줄 것 아니냐”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끝까지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과 문재인 정부와의 함수관계를 밝히라며 또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명상하고 있다. 설조스님은 40여일 단식으로 설정 총무원장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천지일보 2019.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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