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한-미 정상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낮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즈가든을 통해 함께 정상회담장으로 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함께 걷는 한-미 정상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낮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즈가든을 통해 함께 정상회담장으로 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靑 “귀국 후 본격 남북회담 준비”

하노이 이후 북미 입장 변화 없어

北, 文 정부의 독자적 행동 촉구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미 관계가 앞으로 진행될 남북 간 대화로 중책이 넘어왔다. 1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회담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파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또는 남북접촉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도록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신속한 추진 구상을 밝혔다.

이같이 문 대통령은 4월 27일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을 맞이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상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북미관계, 남북관계 모두 좋지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굳이 남방하면서 한미를 자극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판문점에서 1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계획으로 북측의 참여를 제안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기에 자연스럽게 남북 정상의 재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4.27 판문점 회담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이끌어 내면서 6.12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내는 등 북미 간 실질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초석이 됐다.

또 작년 9월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끌어냄으로써 핵신고를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된 북미대화에 새로운 동력을 공급했다.

이번에는 예기치 못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한반도 정세가 진퇴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다시 쉽지 않은 임무를 떠맡은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핵무기 폐기로의 조기 이행을 추구하는 미국의 ‘빅딜’과 ‘영변 폐기 대(對) 민생 관련 제재 해제’를 시작으로 하는 북한의 ‘단계적 해법’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찾아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북미 양측의 입장은 하노이 이후에도 변함이 없어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 유지 방침을 유지하면서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유보하는 등 단계적 제재 철회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다만 북한은 최근 제재 해제와 남북경협 등과 관련한 남한 정부의 독자적 목소리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남북대화를 통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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