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트위터)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트위터)

단계적 비핵화론은 그대로

영변 폐기-일부 제재 해제

정세 악화보단 대화 의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침묵을 지키던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 다만 북한 측이 계속 밝혀왔던 ‘단계적 비핵화’ 방법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 제하 기사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북미)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확고한 입장”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앞으로도 (미국과) 긴밀히 연계해나가며 하노이 수뇌회담에서 논의된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이어나가기로 하시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선전 매체인 ‘조선의 오늘’에도 북한 외무성 부원의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글을 실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이들이 비핵화 의지와 대화 의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전날에는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2차 북미회담을 높이 평가하며 양 정상이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시며 작별인사를 나누시었다”고 언급했다.

지난 1일에는 조선중앙통신이 하노이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회담들에서는 조선반도의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평화를 추동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하여…”라고 언급했지만, 이후 조선중앙TV 보도에는 해당 문장이 아예 삭제되기도 했다.

이런 발언은 김 위원장의 공식 활동 재개 후 공식적으로 나온 입장이므로 북한 내부적으로 입장정리가 된 후에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회담 결렬 후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기지 재건 등의 모양새를 보이며 대미 압박 및 도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정세를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이 제시한 ‘일괄 타결’ 해법을 수용하기보단 기존의 ‘단계적 해결’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전날 ‘옳은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임하여야 한다’ 제하 글에서 미국에 제안한 ‘영변 폐기와 일부 제재 해제’안을 고수했다.

매체는 “(북미) 두 나라 사이의 신뢰 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 가장 현실적이며 통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주장했다. “미 당국자들은 정치적 반대파들의 부당하고 파렴치한 주장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조미(북미) 관계의 새 역사를 개척하며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인류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빅딜’이 성사될 수 있을 정도의 신뢰가 양측 간에 쌓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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