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자원봉사센터 맏언니 이명재 자원봉사자
각박해진 세상이라지만 아직 우리 이웃을 생각할 줄 아는 따뜻한 손길의 소유자들이 많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구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자원봉사센터의 맏언니 격인 이명재(65, 서울 중구 신동) 씨는 센터가 설립되기 20년 전부터 독거노인들의 친자식이었다.
“우리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아서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요구르트나 부침개, 계란 한판이라도 챙기게 되더라구요.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자식처럼 생각해주는 것 같아 어르신들 얼굴보고 지낸 것이 벌써 20여 년이 넘었네요.”
이렇게 쌓인 ‘정’은 이 씨의 얼굴을 환한 웃음꽃으로 만들어줬다.
이 씨는 자신의 건강비결과 끊이지 않는 웃음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또 ‘은빛사랑체’라는 자원봉사단체를 통해 치매 노인들의 주방봉사도 하고 있다.
이 씨는 “중구자원봉사센터가 세워지고 난 이후에는 구민들이 자원봉사로 더욱 결속력을 갖게 됐다”며 “서로 봉사하겠다고 경쟁한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이번에 중구는 ‘2010 서울시 자원봉사 활성화 분야 인센티브 평가’에서 우수구로 선정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인구가 제일 적지만 지역 특성을 살려 기업이나 학교 등 지역 자원봉사단체들과 협력사업을 펼치는 등 새로운 자원봉사 패러다임을 확립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자원봉사센터 김현일 직원은 “이명재 자원봉사자와 같은 분들의 활약에 힘입어 자원봉사자를 신청하는 구민들이 급속하게 늘어났다”며 “이제 서로 식구 같아 만나는 것만으로도 반갑다”고 말했다.
이 씨는 최근 기억에 남는 자원봉사로 센터의 프로그램 중인 하나인 농촌봉사활동을 꼽았다. 어려운 농가의 일손을 돕는 일이다.
그는 “사과농장에 갔는데 사과꽃이 얼어 애써 수고한 농작물을 결실치 못하게 되자 안타까웠다”며 “농민들이 일 끝난 후 고마운 마음을 막걸리에 담아 표현해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 씨는 또 “자원봉사는 마음이 행복한 일을 하는 것”이라며 “누구나 한 번만 마음을 먹으면 나누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자원봉사의 매력에 대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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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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