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함부로 통합 얘기 말라”
“무조건 여야 대립시대 지나”
당대당 통합보단 ‘자강 우선’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발 정계개편 가능성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신임 대표체제로 출범한 후 연일 ‘보수 통합’을 외치고 있다.
이는 당내 중도우파를 비롯한 개혁보수 성향의 바른정당 출신들과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의 뜻을 밝힌 것이다.
그동안 황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바른미래당과 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지금의 극우로 대변되는 태극기 세력과 함께 ‘중도보수’까지 함께 아우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바른미래당 측은 한국당의 이런 통합제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황 대표의 예방자리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함부로 통합 얘기를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에 황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갖고 있는 역량과 한국당의 역량으로 정부의 잘못된 폭정을 막아내는 데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는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의 노선을 같은 선상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손 대표는 이날 오후 황 대표가 내방한 자리에서 “당대당 통합 이런 것은 할 거 없다. 이는 우리 정당 정치를 부정하는 것이고, 다당제라는 민주정치의 기본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은 여야가 무조건 서로 대립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한국당과는 달리 무조건적인 대여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꾸준히 한국당을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 및 평가해왔기 때문에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황교안 체제의 한국당과의 통합에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당과 차별적인 야당 노선을 걸으며 바른미래당이 주장해왔던 ‘대안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이는 호남 출신 중진 의원들의 민주평화당과의 당대당 통합설에도 선을 그으며 “자강이 우선”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과 같다.
실제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당의 가치에 대해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손학규 대표 등은 합리적 진보까지도 아우르는 중도개혁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오는 8일 열리는 지역위원장 연찬회를 내부 결속력을 한층 더 가속화하는 계기로 삼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