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가 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 공동사업 ‘동포여, 나를 위해 울어주오’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가 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 공동사업 ‘동포여, 나를 위해 울어주오’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

北민화협, 추모사로 참석 대신해

“日, 뻔뻔스럽게 ‘강제동원’ 부정”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대표의장 김홍걸)가 3월 1일 오후 2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18년부터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와 공동으로 추진해 온 ‘조선의 혼, 아리랑의 귀향’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사업으로 추모식을 거행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을 비롯해 김용덕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 곤노 유리 남·북·일 조선인유해봉환추진위원회 일본대표(재단법인 21세기 일본위원회 이사장), 최금숙 민화협 상임의장(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노웅래 민화협 공동의장(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또 김한정 민화협 집행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휘 선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스님, 유동균 마포구청장, 김정기 민화협 공동의장, 최영선 민화협 공동의장, 이기종 민화협 공동의장 등 약 300여명이 함께했다.

이번 74위의 희생자유골을 봉환함에 있어 큰 역할을 한 일본 원효종 화기산 통국사 주지인 무애 스님을 비롯한 봉환단도 함께 자리했다.

추모식은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봉환 관련 사업소개 및 경과보고, 남북 민화협 대표의 추모사 및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추모사(대독), 김용덕 이사장, 곤노 유리 이사장의 추모사 낭독, 문희상 국회의장의 영상 메시지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이호연 명창의 이별가에 따라 유골을 들고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짧은 공연(긴 아리랑)으로 마무리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절인 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 공동사업 ‘동포여, 나를 위해 울어주오’ 추모식에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74위가 장내 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절인 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 공동사업 ‘동포여, 나를 위해 울어주오’ 추모식에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74위가 장내 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민화협은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목적으로 결성된 민간통일운동단체다. 민화협과 함께 하면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은 무엇인가를 가지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 이유는 우리 민족이 식민지, 분단, 전쟁의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아픔과 상처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고민 속에서 남북이 함께 치유해야할 과제가 강제동원 희생자들이라고 생각했다”며 “일제강점하 800만명 이상이 강제동원 됐고, 40만명의 군인, 군속과 80만명의 노무자들이 일본으로 강제동원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고생 속에서 생존해 돌아오시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많게는 14만명에 이르는 분들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남북 간, 남·북·일 간 ‘화해’와 ‘협력’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이를 북측과 함께 논의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운동은 일본과의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인도주의적 사업을 남북과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종교인이 함께 함으로써 한일, 북일 관계 개선에도 기여하고 과거청산을 통해 밝은 미래로 함께 가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대표상임의장은 “3.1 100주년을 맞이해 남북이 함께한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공동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5월에는 평양에서 ‘강제동원 토론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간 3.1운동 100주년 공동행사가 무산됨에 따라 이날 참석할 수 없었던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는 추모사를 보내 참석을 대신했다.

추모사에서 북측은 “지난 세기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죽음의 고역장에서 숨진 조선인 희생자들은 우리 민족에게 가해온 일제의 반인륜적 범죄를 만천하에 폭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은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국가범죄에 대해 사죄하기는커녕 뻔뻔스럽게도 이를 부정하고 영토강탈과 재침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절인 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 공동사업 ‘동포여, 나를 위해 울어주오’ 추모식에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74위가 운구차량에 실려있다. ⓒ천지일보 2019.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절인 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 공동사업 ‘동포여, 나를 위해 울어주오’ 추모식에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74위가 운구차량에 실려있다. ⓒ천지일보 2019.3.1

이어 북측 민화협은 “조선인강제동원희생자들의 유해송환은 일제의 특대형 범죄를 추호도 용서치 않으려는 우리 민족의 단호한 대일결산의지를 보여주고 온 겨레를 정의의 반일공동투쟁에로 힘 있게 추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일 조선인유해봉환추진위 일본 측 대표인 곤노 유리 이사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김대중-오부치 회담을 통해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에 커다란 감화를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통령의 자제이신 김 대표상임의장이 이념과 정치적 문제를 떠나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조선인에 대한 유골봉환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곤노 이사장은 “(저는) 한일 간의 과거사 문제나 정치적 문제는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며 “단지 한일 간에 미래지향적인 협력과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화협은 오는 2일 오전 10시 제주 애월에 위치한 선운정사에 유골을 안치하는 것으로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사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민화협 이번 1차 사업을 시작으로 북측과 협력을 통해 제2차, 제3차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