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현배 시인, 역사 칼럼니스트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물고기 실러캔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31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물고기 실러캔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31


실러캔스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물고기다. 3억년 전에나 살았고, 5000만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20세기에 들어와 그 모습을 나타냈다. 고생대 후기부터 중생대에 걸쳐 화석으로나 발견되었는데, 원시적인 모습으로 어부의 그물에 잡혔으니 세계 사람들이 다 놀랐다.

1938년 12월 22일,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날이었다. 남아프리카의 이스트런던 서쪽 샬룸나 강 하구 앞바다에서 한 어부가 그물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어, 어? 이게 무슨 물고기지? 지느러미도 굵고 기묘하게 생겼네.”

어부는 난생 처음 보는 물고기를 잡자 항구로 돌아와 이스트런던 박물관으로 연락을 했다. 박물관에서는 물고기들을 박제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다. 이스트런던 박물관에 근무하는 여직원 라티머는 그 기괴한 물고기를 가져와 그림을 그리고 박제로 만들어 보관했다.

‘도대체 이 물고기 이름이 뭐지? 이름도 모르면서 박물관에 전시할 수는 없잖아.’

라티머는 이런 생각이 들어 그레이엄즈타운에 있는 로즈 대학교의 스미스 박사에게 물고기 그림과 함께 편지를 써 보냈다. 처음 보는 물고기인데 이름을 알려 달라고 말이다. 스미스 박사는 로즈 대학교의 화학 강사이자 어류학자였다. 편지를 받은 그는 물고기 그림을 보는 순간,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이 물고기는 실러캔스가 아닌가? 5000만년 전에 멸종된 줄로 알았는데 아직까지 살아 있었던 말인가? 이럴 수가….”

깜짝 놀란 스미스 박사는 이스트런던 박물관으로 달려가 물고기 박제를 보았다. 틀림없는 실러캔스였다.

“이 물고기는 새로 발견된 실러캔스의 한 종류이니 이름을 지어야겠다. 잡힌 곳이 샬룸나 강 하구 앞바다라고 했지? 물고기를 발견한 라티머 씨와 샬룸나 강을 기념하여 ‘라티메리아 샬룸나’라고 하자.”

스미스 박사는 실러캔스의 한 종류인 라티메리아 샬룸나가 발견되었다고 ‘네이처(1939. 3. 18)’지에 발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스미스 박사는 실러캔스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실러캔스를 찾아 나섰다. 그는 케이프타운에서 모잠비크까지 수색하는 등 몇 차례 탐험을 했지만 실러캔스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나 혼자서는 실러캔스를 찾지 못하겠어. 차라리 광고를 내자. 실러캔스를 찾아주는 사람에게는 상금 100파운드를 준다고 하는 거야.”

스미스 박사는 실러캔스의 사진을 곁들여 여기저기 광고를 냈다. 이때가 1947년이었다. 실러캔스를 발견했다고 사방에서 연락이 왔다. 하지만 달려가 보면 다른 물고기였다. 그때마다 스미스 박사는 기운이 쭉 빠졌다. 그런데 광고를 낸 지 5년이 지난 1952년 12월 24일이었다. 마다가스카르 섬 북동쪽에 있는 코모로 제도의 한 섬인 안주안 섬 앞바다에서 실러캔스가 잡혔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살아 있는 실러캔스를 보려면 빨리 달려가야 했다. 그래서 스미스 박사는 남아프리카 말란 수상의 도움을 받아 공군 비행기를 얻어 타고 섬으로 갔다. 그리하여 소원대로 살아 있는 실러캔스를 볼 수 있었다.

이 실러캔스는 처음 발견되었던 라티메리아 샬륨나와는 달리 등지느러미가 두 개가 아닌 한 개였다. 그리고 꼬리지느러미도 그 모양이 달랐다. 새로 발견된 실러캔스의 한 종류이기에 이름을 지었다. 도움을 준 말란 수상과 잡힌 곳의 이름을 따서 ‘말라니아 안주아나’라고 한 것이다. 스미스 박사는 실러캔스를 연구한 실적을 인정받아, 남아프리카 최초로 어류학 교수(로즈 대학교)에 임명되었다.
 

함경도 명천의 태 서방이 잔뜩 잡았다고 해서 ‘명’자와 ‘태’자를 떼어 붙여 ‘명태’라고 부르게 되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31
함경도 명천의 태 서방이 잔뜩 잡았다고 해서 ‘명’자와 ‘태’자를 떼어 붙여 ‘명태’라고 부르게 되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31


◆ “우리나라의 명태라는 생선도 함경도 명천의 태 서방이 잡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면서요?”

명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생선 가운데 하나다. 찌개는 물론 탕, 찜, 구이, 조림, 무침 등 여러 가지 요리가 있다.

명태는 오랫동안 이름이 없었다고 한다. 옛날부터 ‘이름 없는 물고기를 먹으면 몸에 해롭다.’는 말이 있어 어부들은 별로 잡지 않았다. 그러다가 조선 후기에 와서 함경도 명천의 태 서방이 잔뜩 잡았다고 해서 ‘명’자와 ‘태’자를 떼어 붙여 ‘명태’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름과 관련해서는 또 다른 설도 있다. 삼수갑산 등 함경도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눈이 어두운 사람이 꽤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바닷가로 와서 겨울 동안 명태의 간을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밝을 ‘명(明)’자를 붙여서 ‘명태(明太)’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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