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5대 대표회장에 청교도영성훈련원장 전광훈 목사. (출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홈페이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5대 대표회장에 청교도영성훈련원장 전광훈 목사. (출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홈페이지)

‘문재인 퇴진 궐기 행사’ 주도해
‘보수 정권’ 친화적 행보로 유명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전교조 비하’로 800만원 벌금형
‘빤스 내려야 내 성도’ 발언 논란
“선교은행, 실체 없는 유령 은행”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5대 대표회장에 청교도영성훈련원장 전광훈 목사가 당선되면서 전 목사의 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보수 정권 친화적인 행보로 유명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 때 ‘태극기집회’에 나섰던 전 목사는 지난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퇴진 총궐기’ 행사를 주도한 인물 중 하나다. 전 목사는 총궐기 대회 사전행사에서 “이분(문 대통령)은 간첩으로 의심받아도 부족함이 없다. 대한민국을 간첩에게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었다.

전 목사의 이러한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3월 1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구국기도회에서도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말했다”며 “간첩을 존경하는 대통령은 우리에게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본바 교계 내 목회자 중 단연 정치적인 행보가 두드러진다.

게다가 지난해 8월에는 사법부로부터 정치 활동으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전 목사는 지난 19대 대선 때 교인들에게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사전 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 목사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바로 다음 달 보석을 허가했고, 8월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전 목사는 19대 대선 당시 기독자유당 후원회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당초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외에도 전 목사는 수차례 적절치 않은 언행들로 물의를 빚었다. 2016년 3월 기독자유당 창당대회 당시 전 목사는 “3일 동안 북한의 인터넷이 마비된 적이 있는데, 그 3일 동안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글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다”며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세력의 배후엔 평양이 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일삼았다.

또 같은 달 기독자유당 정책설명회에서 그는 “기독자유당이 국회에 입성하면 특별법을 만들어 동성애를 국가 질병으로 분류하고, 메르스나 한센병에 걸린 환자처럼 동성애자들을 격리해 치료받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2014년 5월 주일예배 설교에서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건 좌파, 종북들만 좋아하더라. 왜 추도식 한다고 나와서 막 기뻐 뛰고 난리냐”며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에게 해야지, 언제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라고 그랬어”라고 발언한 바 있다.

2014년 2월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8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 목사는 2012년 1월 전북 전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전교조 안에 성(性)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1만명 있다” “전교조는 대한민국을 인민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한다” “전교조는 매 수업 시간마다 6.25를 북침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2007년 대통령 선거를 훨씬 앞둔 시점부터 공공연히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그는 2007년 4월 청교도영성훈련원 집회 당시 “올해 12월 대선은 무조건 장로님인 이명박이 하는 거니까 대선은 할 게 없다”며 “만약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거야. 생명책에서 지움 당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이명박 찍어”라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이처럼 전 목사는 막말로 유명세를 치른 인물이다. 개신교 매체인 뉴스앤조이는 2005년 1월 21일 보도를 통해 전 목사가 청교도영성훈련원 목회자 세미나에서 한 발언을 폭로해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의 보도에 따르면 전 목사는 약 3000명 목사가 참석한 청교도영성훈련원 목회자 세미나에서 “내 성도가 됐는지 알아보려면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팬티)를 내리라는 옛날 방법이 있었다”는 해괴한 발언을 했다.

그는 “여집사들이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빤스 벗으라면 다 벗는다”며 “목사가 벗으라고 해도 안 벗으면 내 성도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일명 ‘빤스 목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한번 자고 싶다고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라는 막말을 쏟아내 논란을 빚었다. 또 “인감증명을 끊어오라고 해서 아무 말 없이 가져오면 내 성도요, 어디 쓰려는지 물어보면 아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전 목사는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목사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맥락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전 목사는 법무팀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과거 발언을 왜곡·유포하고 확대·재생산하는 언론과 네티즌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도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4개 개신교계 언론사로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조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를 도덕적으로 상처 입히기 위해 기획, 연출한 언론폭력”이라고 규명해 사실상 전 목사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전 목사는 29일 서울 종로구 여전도연합회관에서 개최된 제30회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218표 중 121표를 얻어 95표를 얻은 한사랑선교회 대표 김한식 목사를 누르고 과반수로 당선됐다.

이날 여전도연합회관 앞에서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전광훈 목사를 비판한 잡지 ‘아고라젠’을 배포했다.

배포한 잡지에 따르면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등록을 하려면 소속 교단의 추천서가 필요하다. 전 목사는 현재 백석 교단 서울동노회의 회원으로, 백석 교단의 목사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제출한 교단 추천서는 백석 대신의 추천서가 아닌 놀랍게도 대신 총회 추천서였다.

이에 대해 아고라젠 발행인 고정양 목사는 “그동안 대신 총회장 안태준 목사는 전 목사를 추천한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며 “이는 전 목사가 스스로를 대신 총회장을 자처하고 자신을 추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 목사가 또다시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선교은행’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선교은행은 지난 2004년 전 목사가 한국교회 전체 빚을 탕감하고, 은퇴 목회자들에 매월 100만원씩 지급하기 위해 설립하겠다고 했던 은행이다. 이에 당시 전 목사는 국민일보 등 교계일간지에 ‘선교카드’ 사용을 독려했다.

이와 관련 고 목사는 “알고 보니 선교은행은 실체 없는 유령 은행이었다”며 “이는 크리스천 카드 신청서 용역(대행)업체에 불과하다. 조사해보니 선교은행은 ‘한국교회선교은행’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식회사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앞둔 지난 24일 전 목사가 한기총 총대들에게 홍보문자를 보내며 또다시 흔적과 실체도 없는 선교은행을 언급했다”며 전 목사에게 “이제 선교은행의 설립 여부와 존재를 스스로 증명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교계에서는 전광훈 목사에 대한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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