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에서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의 왼쪽에 윌버 로스 상무장관, 오른쪽에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배석해 있다.워싱턴DC에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틀 앞둔 가운데 미 법무부는 화웨이에 대해 은행 사기, 사법 방해, T모바일로부터의 영업기밀 탈취 공모 등 13개의 혐의를 적용했다. (출처: 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에서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의 왼쪽에 윌버 로스 상무장관, 오른쪽에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배석해 있다.워싱턴DC에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틀 앞둔 가운데 미 법무부는 화웨이에 대해 은행 사기, 사법 방해, T모바일로부터의 영업기밀 탈취 공모 등 13개의 혐의를 적용했다. (출처: 뉴시스) 

협상 전 화웨이·멍완저우 기소

이란 제재위반·기술탈취 혐의

中 “강한 정치적 의도” 반발

미중 무역협상 긴장 고조될듯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이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중국 화웨이를 전격 기소, 양국간 전운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8일(현지시간) 금융사기, 기술절취 등 혐의로 화웨이와 캐나다에서 체포된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기소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멍 부회장뿐 아니라 홍콩의 화웨이 위장회사로 알려진 ‘스카이콤 테크’, 미국 현지의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비롯한 2개 관계회사도 기소했다.

뉴욕 동부 지검은 화웨이와 2개 관계회사, 멍 부회장에게 은행 사기 등 13개 혐의를 적용했다.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주 대배심은 미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기밀 절취, 사법 방해 등 10개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했다. T모바일은 자사 로봇 공장을 찾은 화웨이 엔지니어들이 로봇 기술을 훔쳤다며 화웨이와 미국에 기반을 둔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고소했다.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캐나다는 지난달 1일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을 벤쿠버에서 체포했다. 미국의 이란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멍 부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나 캐나다 내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30일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에서 화웨이와 멍 부회장을 기소한 것은 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벌인다.

지난 7~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협상에 이은 이번 고위급 무역협상은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기소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고도로 계산된 미국의 의중이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화웨이에 대한 기소 사실을 공개했다. 로스 장관은 “미중 간 무역협상과는 전적으로 별개”라고 밝혔다.

레이 FBI 국장은 "이번 사건은 미국의 기업과 금융기관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글로벌 시장을 위협하려는 화웨이의 뻔뻔하고 지속적인 행태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혐의 숫자와 규모에서 보듯 화웨이와 고위 경영진들은 미국의 법과 국제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존중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측이 무역 협상과는 선을 그엇으나, 중국은 이번 기소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최근 미국이 중국의 특정 기업을 모독하거나 타격해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경영 활동을 말살시키려고 하는데 그 배후에는 강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미국은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에 이유 없는 압박을 중단하고 중국 기업을 공정하게 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기소와 관련 미국 기업들은 물론 동맹국들에도 화웨이의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 강화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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