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FTA 이견속 양국동맹 재확인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종 타결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결국 추가 협의를 마무리 짓지 못한 반면,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인 한미 동맹은 여전히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한미 FTA의 경우 청와대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모두 FTA와 관련해 국내에서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 늦어도 수 주일 내로 추가 협의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것은 자유무역과 통상 증대를 통해 상호 경제 발전과 동맹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비록 결론은 나지 않았어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나 조금 더 논의할 사항이 있어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기술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미 FTA 추가 협의가 완료되지 못한 것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을 둘러싼 이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FTA 추가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문제를 협상 의제로 추가할 것을 요구했지만, 우리 측은 당초 FTA 협정문에 포함되지 않은 쇠고기 수입은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대통령도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같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앞으로 있을 추가 협의에서도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권 초기 적지않은 국민의 반발로 인해 리더십의 약화를 야기했던 문제인데다 협상의 원칙 자체를 깨야 하는 만큼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클 것이란 점에서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 정상이 수 주내로 최종 합의하라고 지시했다는 FTA 추가 협의가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FTA를 둘러싼 난기류에 반해 두 정상은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안정을 위한 한미 동맹 강화를 놓고는 여전히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미 전략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한반도 안정을 위한 연방 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키로 했으며, 북핵 문제와 천안함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양국이 유지해온 긴밀한 공조 체제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특히 북한이 물적 증거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 한미 양국이 세계 각국과 함께 경제 지원과 안보 보장을 해주겠다는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에 대해서도 두 정상은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