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부 핵심부 최종 결심만 남아
한국, 미국車 개방 확대, 쇠고기 전면수입은 막아

(서울=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한미간 협의가 9일 사실상 종료됐으며 양국 정부 최고수뇌부의 최종 결심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오는 11일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한미 FTA 논의를 마무리짓겠다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양측이 협상대표 선에서는 일단 합의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30분동안 최종 담판 성격의 이틀째 통상장관회의를 가진 뒤 그동안 진행해온 FTA 협의를 마무리했다.

이어 양측은 최종 논의결과에 대한 백악관과 청와대 등 양국 최고핵심부의 최종 논의 결과를 보고하고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양국 수뇌부의 결정이 나는 대로 공식 브리핑을 통해 협상 타결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브리핑 일정은 이날 오후 6시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실무레벨 협의와 8,9일 이틀간 진행된 통상장관회의에서 한미간 자동차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조율했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기준 및 연비.배기가스 등 환경기준을 완화하고, 제3국에서 수입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환급(duty drawback) 상한을 5%로 제한키로 미측과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미국은 현재 월령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규제에 대해 전면수입 개방을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쇠고기 문제는 FTA 협의와 별개'라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한미 양측이 논란과 진통 끝에 한미 FTA 현안 해결에 합의한 것은 한미 FTA가 세부 쟁점에 발목이 잡혀 먼지만 쌓이는 것보다 한미 FTA의 조속한 발효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정치적 결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1개 국책기관의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미 FTA가 완전시행되면 10년간 한국의 대미 수출은 133억달러 증가하고, 미국의 대한 수출은 86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미 양측이 FTA 논의를 마무리함으로써 오는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미 FTA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는 등 국내 비준절차를 빠른 시일내 완료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가 진전이 있을 경우 내년 초 한미 FTA 이행을 위한 관련 법률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의회는 의사일 기준으로 최대 90일간 FTA 이행 관련 법률안을 심의후 의결하게 된다.

이어 양측이 FTA 발효를 위한 국내절차를 마쳤다고 상대국에 통보하면 한미 FTA는 60일후에 발효되게 돼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한미 FTA가 정식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번 FTA 논의는 미국의 요구로 시작됐고 한국은 수세적 입장에서 자동차와 관련된 미국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했다는 점에서 협의 결과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논의에서 미국이 강력히 요구했던 쇠고기 수입개방 확대를 막았고, 자동차 관련 내용도 `일방적 양보'라기보다는 `조정'이라고 규정하며 선방한 협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앞서 체결한 한미 FTA에서 이뤘던 `이익의 균형'이 훼손된 `불만족스러운 협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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