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국방부 “美에 필요정보 공유”

“영상 통해서도 日 허구 알려”

日, 美 국방장관 대행 첫 만남

동맹 강조하며 日주장 전한 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일본 초계기 레이더·저공위협 갈등’ 관련 한국과 일본의 당국 간 협의에서도 봉합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일본 방위상이 미 국방장관 대행과 첫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자국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국방부도 “미 국방당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일본의 입장을 반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의 정치적인 목적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진 레이더 논란이 한·미·일 동맹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일본 방위상이 미 국방장관 대행과 만난 자리에서 레이더 논란에 대해 자국 입장을 피력했다’는 일본 언론보도 관련 우리 측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측과)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과 첫 회담을 갖고 “한국 해군 구축함이 일본 자위대 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해 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너핸 대행은 사임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대신해 이달 1일 국방장관 대행으로 지명됐다.

이와야 방위상은 이어 “한·미·일 3국에 의한 억지력은 대북 대응에 중요하다”면서 “한·미·일 안전보장 연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자기 방식의 대응을 정당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야 방위상은 대북 핵·미사일 문제와 중국의 해상진출 정세를 들어 “미·일 동맹은 일본의 안보 기축”이라며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에 큰 역할을 더 강고히 하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섀너행 대행은 “미·일 동맹은 자유롭게 열린 인도 태평양 지역의 주춧돌”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주변 정세를 이유로 일본 자위대를 정당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양국 방위당국 간 협의에서 일본 측이 제안한 레이더 조사 관련 전파 데이터 교환을 한국 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2019.1.17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양국 방위당국 간 협의에서 일본 측이 제안한 레이더 조사 관련 전파 데이터 교환을 한국 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2019.1.17

또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와야 방위상은 15일 나리타(成田)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일본은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한 사격레이더 전파 데이터를 한국 측에 제시하는 대신 한국 측의 해군 구축함 전파 정보도 제공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한국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이어 “사실 관계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은데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는 같은 날 “일본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라고 할 수 있는 (쏘임을 받았다고 하는) 레이더 주파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일본은 우리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에 대한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레이더 정보 전체를 요구하는 것은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볼 때 갈등 봉합 의지를 보이지 않는 행태라는 것이다.

이로써 일본은 한반도 주변의 국제정세를 이용해 일본 자위대의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일 간 레이더 논란에 대해서도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주기를 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미·일 동맹 관계에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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