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출마 관측 힘 실려
당 안팎 견제 “朴정부 수혜자”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권주자이자, 당권주자로 꼽히는 황교안 전(前) 국무총리가 이번 주 초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 이로써 자유한국당 내외 잠재적 당권주자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당권경쟁 시계도 자연스럽게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황 전 총리가 오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입당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황 전 총리는 입당 시기에 대해 당과 협의하겠다고 했다”며 “다만 이날 만남에서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는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동안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황 전 총리가 오는 2월 전당대회에 출마할지를 놓고 관심이 쏠렸다.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당권경쟁 구도에 새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7년 5월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물러난 이후 1년 8개월 동안 침묵했던 황 전 총리가 한국당 입당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선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럴 경우 정우택·김진태 의원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둔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와의 교통정리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대표는 임기가 오는 2021년 2월 말까지로,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2022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현재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보이는 당권주자는 약 10명에 달한다. 당장 당 안팎에선 황 전 총리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심재철 의원은 12일 황 전 총리의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박근혜 정권 최대 수혜자인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를 당할 때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박 전 대통령의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문재인 정권 들어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될 때 왜 맞서 싸우지 않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법무장관 등 요직을 차지했던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가장 크게 느껴야 할 사람”이라고 지적하며 “정당 가입은 헌법상 자유지만, 당권 도전을 하려면 박근혜 정부 때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겸허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