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종석 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후임 비서실장에 노영민 주 중국대사를 임명하는 내용을 포함한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발표한 뒤 후임 비서실장인 노영민 주 중국대사와 악수하며 미소 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종석 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후임 비서실장에 노영민 주 중국대사를 임명하는 내용을 포함한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발표한 뒤 후임 비서실장인 노영민 주 중국대사와 악수하며 미소 짓고 있다. 

노영민 실장 ‘2기 참모’ 출범
文과 현안 논의해온 원조 친문
국정 장악 높여 정책 드라이브
개혁정책 성과 조기 달성 노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노영민 주중대사를 대통령비서실장으로 하는 ‘2기 참모진’ 인사를 단행하며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 대사를 후임 비서실장으로 하고, 강기정 전 의원을 정무수석,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을 국민소통수석으로 하는 내용의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단행했다.

노 신임 비서실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2017년 대선까지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문 대통령이 2015년 당 대표 출마 당시와 출마 이후에도 노 대사와 주로 정치현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사는 19대 국회에서 ‘문지기(문재인을 지키는 모임)’ 등 의원모임을 주도하며 문 대통령의 당내 기반을 닦기도 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노 실장이 초대 비서실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탕평 기류와 함께 이른바 ‘개국공신’ 들의 2선 후퇴 분위기 속에 결국 임종석 전임 비서실장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중반에 들어서는 시점에 이른바 ‘원조 친문’으로 평가받는 노 실장을 비서실장으로 낙점하면서 향후 친정체제를 통해 국정 운영을 장악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정치경험이 풍부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평가되는 노 실장 중용을 통해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또한 노 실장이 그동안 주중대사로서 한중관계 조율에 힘써온 점으로 미뤄 중국과의 유기적 관계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 노력에도 일정부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노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새 참모진 인사가 발표된 직후 발표한 소감에서 “제가 (청와대에) 일찍 와서 몇방을 둘러 봤는데 ‘춘풍추상’이라는 글이 걸려 있는 걸 봤다”며 “정말 비서실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되새겨야 할 한자성어”라고 했다.

춘풍추상은 스스로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상대방에겐 봄바람처럼 대하라는 뜻이다. 노 실장은 “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일 뿐”이라며 “그것을 항상 잊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국회의 가교 역할을 맡을 정무수석에 앉힌 강 전 의원 역시 대표적인 ‘친문’ 인사 중 한명이다. 문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재임 당시 정책위의장을 지낸 바 있다. 문재인 캠프에선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아 문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했다.

이처럼 친문 인사를 전진 배치한 것은 국정 장악력을 높여 정책 성과를 조기에 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경제 활성화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집권 중반기에 들면서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고, 각종 개혁 정책이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인사를 내세워 핵심 정책을 강력하게 추동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회 자리에서 “2019년은 정책의 성과를 국민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최근 특별감찰반원 논란과 민간인 불법사찰, 민간기업 사장 교체 시도 및 적자 국채 발행 지시 의혹 등 각종 파문이 줄줄이 터지고 고발전으로 비화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력한 친정체제 구축으로 분위기 일신에 나선 문 대통령은 항후 개혁 정책 성과를 초기에 거둬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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