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4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4 

“진상 규명하라” vs “비이성적 정치공세”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연초부터 뜨겁게 불붙고 있다. 

3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신 전 사무관 폭로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상임위원회와 청문회 개최 등을 놓고 대립을 이어갔다. 

대여공세의 포문을 연 쪽은 한국당이었다. 한국당은 전날 신 전 사무관의 자살 소동과 함께 민간인 사찰 의혹과 청와대 국채 발행 외압 의혹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가 높아진 틈을 타 청와대와 여당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을 이어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지 2년인데,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실체가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공익제보로 궁지에 몰리자 최악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상공세식 인격모독과 탄압을 하고 있다”며 “어제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가 뛴다’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 신재민 사무관은 어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을 위해 사력을 다했던 용기 있는 고백이 물거품이 됐다. 신재민 사무관의 선후배와 부모님이 사회를 향해 그의 진심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며 “대한민국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반성한다. 정부여당의 모습은 국민의 마음에 못을 박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청와대가 주도한 민간인 불법사찰, 공무원 사찰, 블랙리스트 작성, 나라살림 조작사건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또한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 의원총회에선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동영상도 공개됐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기재위와 정무위뿐 아니라 관련 상임위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기재위의 경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혹 파문의 중심에 있는 김 전 부총리의 입으로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적자 국채 발행 강요 의혹에 대해 ‘정책은 종합적 검토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한 김 전 부총리를 겨냥해 “진실의 머리는 감추고 변명의 꼬리만 내미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관련한 고발을 비롯해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 등 추가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한국당 원내부대표단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한국당 특감반 진상조사단장인 김도읍 의원은 유재수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비위 첩보 묵살 혐의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외교부 공무원 사생활 감찰 및 별건 조사 혐의 등에 대해 임종석 비서실장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감반장, 강경화 장관을 추가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도 거듭 압박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교체하고 민정수석은 유임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정작 시급히 교체해야 할 인물은 조국 민정수석”이라며 “정부부처에서 이런 일이 잇따라 발생했어도 청와대는 해당 부처의 기강을 책임지는 관료를 그대로 방치했겠느냐”고 지적했다.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적 개선 방안도 강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요구에 대해 ‘정치공세’로 치부하며 청와대와 정부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으로 탈취한 국가기밀, 비리혐의로 조사받는 사람의 말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서 비이성적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박 최고위원은 또 “무책임하고 낡은 행태에 대해 새롭게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이런 움직임을 계속 가져가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어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했다. 

한편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것이다.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청산유수로 떠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가 삭제했다. 논란이 되자 손 의원은 “관련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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