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를 뒤로하고 저물고 있다. 재계를 비롯해 방송·통신, 자동차, 유통 등 산업계에선 올해도 다양한 이슈가 있었다. 삼성과 롯데의 총수들이 줄줄이 자유의 몸이 됐고, LG그룹에선 구광모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관심을 모았다. 이 중 업계별로 관심이 컸던 이슈들을 3개씩 선정해봤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 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 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 뉴시스)

1. 이재용·신동빈 경영 복귀

‘총수 지정’ 후 첫 연말인사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재계 1위 삼성과 5위 롯데의 총수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뇌물죄에 연루돼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경영에 복귀했다.

다만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해외 출장 외엔 한동안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최종 선고가 내려지기 전까지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이 부회장과는 달리 출소 후 곧바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지배구조개선 등 그룹 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달 초에는 경영복귀 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첫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등 ‘글로벌 롯데’의 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두 사람은 올해 모두 동일인 지정에서 총수로 지정된 후 첫 연말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안정을 택한 반면, 신 회장은 뉴롯데 체제를 위해 변화를 꾀했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3명이 유임되는 등 지난해 대대적인 세대교체로 승진 임원수가 적었다. 롯데는 40년 롯데 외길을 걸어온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식품BU 이재혁 부회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 물러나는 등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5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운구차량을 보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5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운구차량을 보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 ‘정도경영’ 구본무 회장 별세

구광모, LG그룹 새 총수 등극

구본무 LG 회장이 5월 20일 오전 9시 52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다.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75년 LG화학 심사 과장으로 입사해 20년 만인 1995년 부친인 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아 회장직에 취임했다. 취임 당시 매출 30조원이던 LG그룹을 지난해 매출 16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고인은 지난 1년간 투병 생활을 하면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구 회장은 굴지의 대기업 수장이면서도 생전에 겉치레 없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행보로 유명했다.

주요 재벌 총수 중 거의 유일하게 경영 비리, 부패 논란에도 휘말리지 않았다. 특히 그의 별세 소식을 다룬 기사들의 댓글 수천개를 보면 ‘인간적인 그룹’ ‘정도경영’ ‘사회적 기업’ 등 긍정적인 평가가 대다수였다. 사회공헌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LG 의인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고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그의 조카이자 양아들인 구광모 회장이 현재 LG그룹을 이끌고 있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지 12년 만이다. 지난 6월 말 LG그룹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1978년 생으로 41세의 젊은 나이에 재계 4위, 자산 123조원에 달하는 그룹 미래를 책임지게 됐다.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에 관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일 새벽 서울 강서구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에 관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일 새벽 서울 강서구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3. 갑질로 초토화된 한진家

비상식적 행동에 여론 분노

지난 4월 대한항공 직원들의 제보로 알려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비상식적 행동들이 드러나면서 큰 사회적 파장을 가져왔다.

평소 쉽게 흥분하고 막말을 쏟아내는 조 전무의 부적절한 태도들에 대한 증언이 쏟아졌고, SNS에는 ‘대한항공 갑질 비리 익명 제보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 폭행, 공사 지연, 평창동 리모델링 공사현장 작업자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위로 총수 부인 중 첫 구속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항한공 부사장은 필리핀 출시 가사도우미 여러명을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 관리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현아 전 대한한공 부사장은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가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전무를 과거 6년간 불법으로 등기이사로 등록한 사실을 확인해 진에어의 사업면허 취소까지 검토했다. 또한 조 회장도 상속세 탈세와 배임·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아울러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인하대 부정편입학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인하대에 편입학과 학사 학위를 취소하라는 교육부의 결정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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