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올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9.19 남북 군사합의 등 남북관계 개선 등 남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11월 8일 북미 고위급회담이 불발된 이후 북미 대화는 답보 상태다. 11월 30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정상외교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2월 중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북미회담 개최가 원활히 추진될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변화할지 외교·통일 전문가를 통해 전망해 봤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원하는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한의 교류에 대해서는 “지금도 남북한이 문화·체육 교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18.12.30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원하는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한의 교류에 대해서는 “지금도 남북한이 문화·체육 교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18.12.30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트럼프, 업적 세우려 할 것

김정은, 경제성과 내려 해

北, 완벽한 비핵화 어려워

美, 단계적 상응조치 예상

남북 문화 교류 지금도 가능

독일식 통일과는 차이 있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2019년 초에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지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에게 들어봤다.

― 2019년 남북·북미 관계 전망은.

현재 미국 내 상황을 볼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관계 진전을 상당히 원하고 있다. 자기의 업적이 될 수도 있고 북미 간 협상을 시작했기 때문에 잘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다만 (미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기 때문에 내년에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면 민주당의 공세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서 미국의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북미정상회담에서 지금과 같은 대화를 보장하지 못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히 대미정책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진전은 더디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적인 압박이 있는 상태에서 판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 2차 북미회담 어떻게 전망하나.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최하고 싶은 의지는 상당히 높다. 연초에 빨리 개최하고 노벨상도 노려볼 수 있다. 북한은 경제발전 5개년에서 내년이 4년차이기 때문에 빨리 경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북중 관계 등 대외 관계 속에서 경제를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제재완화가 필요한 입장에 놓였다.

― 北비핵화 vs 美상응조치 조율될까.

북한 비핵화는 아무도 확실히 대답 못한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려는 과정에서 비핵화 정책인 것이다. 상응조치는 제재완화인데 지금 미국 입장은 비핵화가 되면 제재완화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초기단계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해주면 초기 단계의 대북제재 완화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지만 모든 핵 폐기가 끝나야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은 북한이 지금처럼 저항하면 협상이 진척이 안 되니까 미국식 살라미다. 미국이 단계별 제재완화를 한다면 북한이 초기단계로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영변 핵 폐기에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사찰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이러한 북한의 결단이 필요하다.

― 남북 간 자유왕래·교류 가능할까.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남북 관계 적대시 관계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 법적으로 평화 체제화해야 하지만 남북 관계는 청산이 됐다. 지금이라도 남북한 간에는 남북관계발전기본법을 개정한다든지 해서 국제사회 제재위반 사안이 아니고 남북한 합의가 되면 인적교류는 가능하다. 남북 간 사안에 대해서 한국 국민이 이미 북한을 가고 있다. 남북한 간에 합의에 의해서 상호 방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남북 간의 문화·체육 교류는 가능하다.

― 독일식 통일, 남북에도 가능할까.

독일 상황과 한반도가 비슷하지는 않다. 남북한은 전쟁을 통해서 양측 간 적대 관계가 크다. 더구나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이전의 남한의 대북 정책은 교류협력·경제분야·연방제였지만 연방은 어렵다는 입장이 됐다. 핵은 남북 교류협력을 장애하는 요인이 됐고 지역·국제 문제화됐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남북 간의 관계가 진전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안보적인 위협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정부에 대한 개방 정도다. 동독 주민들은 북한과 다르게 외부와 단절되지 않았다. 동독 밖으로 가서 서독의 친가를 방문할 수 있었다. 동독이 가지고 있던 서독의 이미지는 유연하게 형성이 될 수 있었다. 반면 북한은 폐쇄적이다. 물론 최근에는 탈북자들로 인해서 정보가 들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서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서로 대화도 주고받는다. 6.25전쟁의 상처와 핵능력 보유로 인한 안보적인 위협 등이 남북 교류의 장애로 작용한다.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 현 정부의 북한 정책에 조언한다면.

지금 상황이 잘 되면 좋겠다. 다만 비핵화와 남북 관계를 균형 있게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남북 관계는 진척을 했는데 북한은 비핵화를 안 하면, 우리 정부는 남북 관계를 후진하지 못한다. 김정은 정권은 핵을 보유하면서 경제발전을 해가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다시 군사옵션도 고려할 것이다. 한반도에 위해가 될 수 있다. 한미동맹에도 괴리가 커지면서 미국의 압박이 다시 강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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