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 (출처: 연합뉴스)

소속 정당은 해당 논란에 ‘침묵’만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야 국회의원을 가리지 않고 자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공항 갑질 논란에 휩싸였고,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지역주민과의 실랑이로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다. 사실상 국회의원의 자질 논란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분위기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일 김포공항에서 비행기 탑승 전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 달라는 직원의 요청에 규정을 제시하라며 항의하고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소속이며,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국토위의 피감기관이다.

김 의원은 갑질 논란이 불거진 후 “국회의원에게도 이렇게 근거 없는 신분 확인 절차가 거칠고 불쾌하게 이뤄진다면, 시민에게는 얼마나 더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러지 않길 바라는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원칙적인 항의를 한 것”라고 해명에 나섰다. 또한 “더구나 욕설 운운은 말도 안 되는 거짓”이라고 욕설 논란을 일축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갑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급기야 사건의 당사자인 김포공항 보안요원인 직원 김모씨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분의 말이 하나도 맞는 것이 없다”며 “내가 시민에게 갑질을 한 것이라는 김 의원의 입장문을 봤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이어 “욕하는 걸 함께 들었던 김 의원의 수행원이 나중에 내게 와서 ‘아까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다’고 했다”며 “내가 ‘다 괜찮은데 욕은 너무하신 것 아니냐’고 했지만,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여당을 제외한 야당은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이 국회 국토위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해당 직원은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며 “현장 CCTV 영상은 개인정보로 본인이 신청하면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떳떳하다면 당장 CCTV 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즉각 국토위에서 사퇴시켜야 한다”며 “그게 바로 노무현의 반칙 없는 세상, 룰을 지키고 사는 보통의 국민들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이런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언급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징계를 논의한다는 보도에 대해 “최고위에서 논의한 게 없다”면서 “김 의원도 어느 정도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앞으로 (징계를)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별감찰반 정권 실세 사찰 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별감찰반 정권 실세 사찰 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지역주민이 인사를 받지 않아 돌아서서 침을 뱉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일 인천 송도 지역의 ‘맘카페’에는 버스정류장에서 민 의원을 만났는데, 인사를 받지 않자 고개를 돌려 침을 뱉었고, 실랑이를 벌였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러자 민경욱 의원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쌀쌀한 날씨에 비염이 도져 코가 나오길래 돌아서서 침을 뱉은 건 맞지만 모욕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민 의원은 “침을 뱉은 후 ‘국회의원은 침을 뱉어도 되는 겁니까’ ‘지금 저를 모욕하시는 겁니까’라는 말도 들었다”며 “모욕을 할 거면 침을 뱉어도 앞에서 뱉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겠으나, 제 부덕의 소치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한국당은 이날 민 의원에 대한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안하무인도 이런 안하무인이 없다”며 “민중을 개, 돼지로 비하해 파면 당했던 나향욱 전 비서관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모욕과 비하의 갑 중의 갑,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특권의식에 젖어 국민들에게 제멋대로 행패를 부리는 갑질 국회의원이 유독 거대양당 소속 국회의원이란 점”이라며 “거대양당 차원의 진정어린 사과와 재발방치대책 등 반성문을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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