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 연말인 12월. 한해를 돌이켜 보면 올해 문화계는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방탄소년단의 활약에서부터 문화계 성폭력 사태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이 가운데 관심이 컸던 문화이슈 핫3를 뽑아봤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법조계서 붙은 불 옮겨와

성추행 폭로로 문화계 ‘삐걱’

국민청원 이어지기도 해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올 한해는 미투(#MeToo) 운동이 불었던 한 해였다. 한바탕 불어 닥친 미투 운동 바람은 문화계도 피하지 못했다. 미투 운동의 첫 시작은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45)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의혹 폭로였다. 서 검사의 폭로는 언론보도 등을 통해 미투 운동에 대한 여론을 형성했다. 법조계로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은 문화계로, 그리고 예술계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드러나는 성추행 논란

문화계에서의 첫 성추행 폭로는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로부터였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극연출가 이윤택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이씨는 연극계 대부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성범죄 사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연극계는 그야말로 휘청거렸다.

이씨는 극단원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사전에 기자회견 ‘리허설’을 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오면서 ‘사과에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도 이어졌다. 청원은 5일 만에 2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에서는 이씨의 상습 성폭행과 성폭력 피의사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 구속수사, 그와 관련된 연극단체 일체에 대해 피의사건 가해자 조사, 방조·방임·공조·공모 등 관련 책임자에 대한 일체의 추가 의혹 조사, 수사 등을 촉구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 내에서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 내에서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불씨는 원로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오태석씨로 이어졌다. 당시 오씨가 교수직을 맞고 있는 서울예대 총학생회는 ‘오태석 교수의 해임과 퇴출’ ‘피해자들에 대한 공개 사과’를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진상규명을 통해 추가적인 피해자와 잘못된 문화를 바로 잡아줄 것을 요청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퇴출되기도 했다. 당시 교육부는 오태석·이윤택씨 등과 관련한 교과서 발행사별 수정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인물 관련 발행사별 수정 계획을 제출받은 결과 2018학년도 사용 검정 교과용 도서에 수록된 총 40건 중 35건이 수정된다”며 “예상 수정 시기는 출판사별로 3월부터 5월까지”라고 밝혔다.미투는 연예계로 이어졌다. 영화배우 등 유명 연예인의 성추문 의혹이 터졌다. 배우 최일화씨는 성추행을 스스로 고백하고 드라마를 비롯한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투 운동 ‘위드유’로 이어져

미투운동에 이어 ‘위드유(#WithYou, 당신과 함께 한다)’ 바람이 불기도 했다. 지난 2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는 500여명의 시민이 연극계에 불고 있는 미투 운동 바람에 동참하기 위해 나섰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올 초 발표한 ‘예술 분야 성폭력 실태 시범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 분야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60%를 초과했다.

구체적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 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60.3%, 예방 교육 경험자 중 내용이 예술계에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51.2%였다. 반영 필요 내용으로는 현실적 내용(33.5%), 예술계 특수성(25.3%), 구체적 사례(24.5%)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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