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을 기다리는 죽은 바다거북 (출처: 연합뉴스)
부검을 기다리는 죽은 바다거북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전 세계 바다에서 포획한 100여 마리 바다거북 내장에서 800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5일 미국 타임지 등 외신이 전했다.

영국 엑시터대학과 플리머스 해양연구소는 그린피스 연구소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지중해와 대서양, 태평양 등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바다거북 7종 102마리의 내장에서 길이 5mm 미만의 합성물 입자(미세플라스틱)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이번에 발견한 합성물 조각은 총 800여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내장의 일부만 검사했기 때문에 실제 섭취량은 20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합성물 조각 중 가장 많은 것은 섬유로 된 옷이나 타이어, 담배 필터 등이다.

연구팀은 바다거북이 오염된 바닷물과 침전물, 먹잇감, 식물 등을 통해 이 같은 입자들을 섭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서양), 북부 키프로스(지중해), 호주 퀸즐랜드(태평양) 등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지중해의 바다거북에서 가장 많은 합성물 입자가 나왔으나 샘플 수와 조사 방법론상 해역별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플리머스 해양연구소 페넬로페 린데크 박사는 “해양 먹이사슬의 가장 밑에 있는 동물플랑크톤부터 돌고래·거북에 이르기까지 수년간 우리가 연구한 거의 모든 종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논문의 1저자인 엑시터대학 생태보존센터의 에밀리 던컨 박사는 “합성물 입자들은 오염물질,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을 옮길 수도 있다”며 “세포나 세포 이하 수준으로 거북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논문 수석 저자 브렌던 고들리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바다거북 상당수 또는 모두가 미세플라스틱을 먹었다는 것은 정말로 크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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