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 원광대 교수가 28일 거창교육지원청에서 본지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9
김은진 원광대 교수가 28일 거창교육지원청에서 본지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9

"식약처·정부, 식품문제 관심 無”
“GMO완전표시제 국민과 합의 必”
“‘연어’도 유전자조작 시대온다”
"공장대량식품 학교급식 괜찮나"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먹는 것은 반복이 쌓여 습관이 되고, 습관이 쌓여서 문화가 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28일 거창교육지원청서 만난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는 “‘밥상은 세상’을 바꾼다. 우리 땅에서 제철에 나는 농산물로 밥상을 차릴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날 김 교수를 만나 유전자조작식품(GMO)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시중에 나오는 콩 가공식품 중 두부, 된장, 고추장에 대해서는 유전자조작원료를 사용하면 해당 표시를 해야 한다. 그러나 간장, 식용유에는 GMO표시를 안한다. 기업에서는 유전자조작원료로 간장, 식용유를 만들고 따로 표시를 해야 하는 식품에는 중국산 일반 콩을 사용한다는 그는 “그래서 우리가 시중에서 GMO표시를 못 보는 것”이라며 “식용유, 간장, 당류만 피해도 GMO로부터 90% 이상은 자유롭다. 식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 일답.

- 식품문제 고민 없는 식약처. 
냉동식품은 식용유가 없으면 조리가 안 된다. 우리나라는 찌거나 삶거나 데치거나 굽는 문화였다. 볶거나 튀기지 않았다. 그래서 식용유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냉동식품 붐이 일면서 식용유 소비가 확 늘어났다. 식용유의 주된 원료는 콩, 옥수수, 캐놀라유(유채)다. 농민들은 콩 농사를 계속 짓는다. 문제는 식용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콩, 옥수수 자급률이 떨어져 10%가 안 될 정도로 낮아졌다. 90년대, 미국을 시작으로 유전자 콩, 옥수수를 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수입이 시작됐다. 소비자 단체는 수입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수입하는 주재에 수출해 주는 나라에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실제 식약처가 해야 할 일은 갑자기 콩 옥수수 자급률이 떨어지는 이유가 뭔가를 생각했어야 했다. 그 원인이 식용유 소비가 늘어난 거라면 왜 갑자기 식용유 소비가 늘어났는지를 고민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전에도 식용유 소비가 많았고 그전에도 콩 옥수수 소비가 낮았던 것처럼 식약처는 ‘수입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얘기했다.

90년대 전국적으로 학교급식이 시작됐다. 급식은 5대 식품군을 맞춰야 했다. 식용유에 조리하는 음식이 안 올라가면 큰일 날 것처럼 했다. 그 후 튀김 음식이 유행했다. 지금은 튀김 음식을 많이 먹어 소화 비만, 소화 당뇨, 소화 혈관질환으로 아이들에게 튀김 음식을 먹이지 말라고 한다. 이는 5~10년 후 일을 생각하지 않고, 식약처는 GMO를 당연하게 수입했다. 식약처의 이런 식의 사고가 문제다. 먹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병에 대해 식약처는 고민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 또한 먹는 것으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냉동식품 붐이 일면서 식용유 소비량이 급증했고 유전자 조작한 식용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문제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 GMO 식용유 꼭 먹어야 하나.
GMO완전표시제는 입법청원 했다. 처음 GMO와 관련해 법률을 정할 때 농식품부가 행정규칙을 만들면서 3%에서 점점 내려가도록 하겠다고 법조문에 기록했다. 그런데 20년이 되도록 3%를 그대로 두는 것이다. 법조문에 썼으면 법조문을 지켜야 한다. 안 하니까 문제다. 김 교수는 국산을 먹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무조건 다 완전표시제(GMO)를 시행해야 한다. 원료를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은 수입이 위험하니 국산을 먹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식용유를 안 먹어도 되는데 GMO를 수입해서까지 식용유를 만들어야 하는가.

- GMO표기 항목의 기준은.
유전자는 화학적인 성분으로 분석을 하자면 단백질이다. 단백질이 아닌 것은 표시를 않는다. 식용유, 지방, 당류는 탄수화물이다. 간장은 소금을 우려낸 물이다. 그래서 표시를 안 하는 것이다. 단백질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단백질이 있냐 없냐가 아니라 그 안에 유전자가 있냐 없냐를 봐야 한다. 유전자의 화학적 성분이 단백질이니까 단백질이 없으면 유전자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 미국, GMO콩 사료나 수출용으로 쓰여.
콩은 미국과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콩은 일반 콩이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콩은 GMO다. 식약처나 식품산업협회가 항상 하는 얘기는 98%가 GMO이기 때문에 먹어도 미국 사람이 훨씬 많이 먹었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GMO 콩을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콩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수출’을 하거나 ‘사료용’으로 사용한다. 내수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단백질 섭취를 고기로 한다. 우리나라는 단백질 섭취를 콩으로 했다. 어릴 때부터 콩에 노출돼있다. 단백질은 알레르기 원이다. 식물단백질은 경구면역이 생긴다. 우리나라 사람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노출되기 때문에 콩 알레르기가 없다. 서양사람들은 동물성단백질에 의존해 콩 섭취를 안 해 콩 면역이 안 됐다. 콩 알레르기가 많다. 최근 우리나라도 아이들에게 콩 알레르기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GMO를 많이 심는다. 하지만 콩이 아닌 GMO면화를 심는다. 콩은 중국과 우리나라가 원산지인데 중국과 우리나라는 콩과식물이 많다. GMO 콩을 잘못 심었다가 그 콩에 꽃가루가 날려서 다른 콩을 오염될까봐 중국은 GMO 콩을 심지 않는다.

- 명절선물세트에 비밀이 있다는데.
기업은 아무 이유 없이 명절선물세트를 만들지 않는다. 1990년대 중반 올리고당의 주원료인 옥수수(유전자조작)가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을 때다. 1960~1970년에는 조청 문화였다. 설탕을 안 먹었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조청을 먹으니 사람들은 설탕을 구매하지 않았다. 1990년대 경제성장을 겪으면서 기업은 이농한 자녀들이 고향에 내려갈 때 명절선물로 설탕을 내려보냈다. 그래서 1970년대는 집에 손님이 오면 설탕물을 타줬다. 귀하다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추석에 받은 설탕이 떨어질 때쯤 설이 된다. 몇 년동안 설탕 맛을 본 사람들은 조청을 먹지 않고 설탕을 사서 먹었다. 실제로 명절선물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1970년대 명절선물은 치약, 비누 세트다. 치약으로 이빨을 닦으면 하얘진다고 아무리 광고를 해도 사람들은 손가락에 소금을 묻혀 이를 닦았다. 또다시 기업은 명절선물로 치약, 비누 세트를 만들었다. 이후 치약 비누를 사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명절선물은 샴푸, 린스다. 지금은 샴푸 린스 없으면 머리 못 감는 줄 안다. 우리가 설탕을 10년 먹고 난 후에 설탕이 몸에 안 좋으니 올리고당을 먹으라고 한다. 올리고당으로 바꿨는데 유전자조작이 문제가 됐다. 끝이 없다. 명절선물은 이렇게 교묘하다. 김 교수는 “먹는 것은 반복이 쌓여, 습관이 되고 습관이 쌓여서 문화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용유와 설탕을 2004년에 끊었다.

- 유전자조작 ‘연어’의 시대는.
1940년대부터 산업이 발전한 선진국에서는 1950~1960년대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화학폐기물을 땅에 묻거나 불에 태우지 말라고 했다. 대기오염, 토양오염 때문이다. 그 후 이런 폐기물을 바다에 던졌다. 곧 바다 해양 생태계가 오염됐다. 바다 맨 아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있다. 그 위에는 상어, 고래, 참치가 산다. 오염이 가장 집중된 상어, 고래, 참치. 우리나라는 참치를 잡으면 100% 미국과 일본에 수출했다. 70년대가 되면서 바다 오염이 심각해졌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환경호르몬 중금속오염 문제가 터졌다. 참치 매출은 뚝 떨어졌고 참치가 남아돌았다. 곧 참치는 내수시장에 돌렸다. 그런데 안 팔렸다. 왜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참치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게 할까? 고민했다. 참치통조림을 만들어 명절선물로 뿌렸다. 그 결과 지금은 참치통조림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됐다. 마치 비상식량처럼 있어야 하는 존재가 됐다.

연어다. 2017년 처음으로 양식에 성공한 유전자조작 연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유전자조작 연어는 미국과 캐나다만 승인을 받았고 다른나라는 없다. 양식하는 사람도 대규모로 하지 않는다. 판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서히 양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언젠가는 유전자조작 연어를 여기저기서 팔 것이다. 5년전 만해도 미국과 캐나다가 양식하거나 말거나 유통을 하거나 말거나 우리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5년전에는 우리가 연어를 먹을 일이 없었다. 연어는 고급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었다. 일상생활에서는 연어를 먹을 일이 없었다. 그런데 연어 광고를 하면서 ‘연어’ 붐이 일어났다. 참치통조림 대신 연어 통조림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참치와 같이 집집이 연어 통조림이 없으면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시대가 와서 유전자조작 연어가 나오면 어쩔까. 그때는 못 고친다. 왜 식용유, 간장, 당류처럼 되기 전에 아직 습관이 안됐을 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연어는 지금 끊을 수 있다. 차후에는 연어까지 걱정해야 할 시대가 곧 온다. 유전자 조작과 관련해서 연어까지 오게 되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정직한 아이들 입맛.
김치와 장류에 이어 기업은 국, 찌개에 이어 밥까지 뛰어들었다.  오늘날 먹을거리에서 유전자조작이라는 것은 많은 문제 중 일부다. 1960년대 경제 성장정책으로 지금까지 공장 대량생산의 기준은 표준화·규격화, KS마크를 찍어줬다. 당시에는 ‘KS마크를 확인하세요’라고 했다. 지금은 KS마크 아무도 확인 않는다. 이유는 기술 수준이 높아져 KS마크를 확인하지 않아도 표준화·규격화가 다 돼 나온다. 공장 대량생산시장에 식품산업이 뛰어들었다. 그런데 사과 주스는 365일 다 같을까. 이것이 표준화·규격화다. 공장 대량생산이다. 그래서 식품위생법에는 사과 주스는 이래야 한다는 표준화·규격화 기준을 만들었다.  오늘날 먹을거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공장 대량생산으로 인한 표준화·규격화를 하기 위해 첨가물 없이는 생산될 수가 없는 것들이 밥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학교급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 핵심은 원료가 합성첨가물이냐 천연첨가물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유전자조작 식용유, 간장, 당류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지금까지 김치, 장류, 밥을 생각해보면 한 번도 똑같은 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 세월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즉석 밥은 한 끼는 먹어도 매끼 먹으라고 하면 못 먹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학교급식에서 업체를 바꾸지 않고 똑같은 것들을 먹였을 때, 아이들의 입맛은 냉정하다. 초등학교 1학년이 한 달 급식을 먹다 보면 맛없다고 안 먹는다. 맛이 없는 게 아니라 그중에 어떤 것에 질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공장대량생산으로 인해 아이가 어떤 것들은 입맛에 길들고 어떤 것들은 질리게 되는 것들이 나온다.

- 우리 농산물 가치 중요해.
엄마·아빠가 장 담그는 날, 김장하는 날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김치와 장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가를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어떠한 입맛을 가지고 대한민국에서 어떤 식문화를 가질 것이냐는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제품이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1970년대 산업화 정책을 시작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불량식품을 집중 단속했다. 식품 가공하는 중소기업을 없애고 대기업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불량식품을 사 먹었다고 선생님들에게 붙잡혀 혼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중소기업들을 서서히 없앴고 대기업들이 서서히 들어왔다. 마치 대기업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이 만들어주는 ‘공장대량생산’의 표준화·규격화가 중요하다고 인식 시켰다. 밥상의 안전은 우리 땅에서 제철에 나는 원료를 가지고 어떻게 살릴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땅에서 제철에 나는 농산물로 밥상을 차릴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이런 부분이 가능해지려면 엄마들은 공장대량생산이 아닌 것, 곧 우리 농산물에 대한 가치를 깊이 알아야 한다.

김은진 교수 약력
2004년 4월~2006년 2월 유전자조작식품반대생명운동연대 사무국장
2004년 8월~현재 농촌진흥청 유전자변형농산물 전문가심사위원회(전문가 심사위원)
2007년~2008년 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편집위원
2008년~2010년 국립수산과학원 유전자변형해양․수산물 전문가심사위원회(전문가 심사위원)
2012년~현재 한국농수산식품의약법학회 이사
2012년~현재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
저서, 유전자조작 밥상을 치워라(2009. 도솔), 세상을 담은 밥 한그릇(2013, 궁리,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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