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작가

최근 작사가 최희진과 가수 이루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난 최희진이라는 여자의 움직임과 상황 대처가 하도 유별나 그 사건을 처음부터 유심히 지켜보았다. 한마디로 그녀는 너무 서툴렀다.

그런 대응이라면 설상 그녀가 100번 잘했더라도 절대 이길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하루가 멀다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적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그 글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글을 확인하며 반박했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에 대해 의심을 갖는 자에 대해서는 불편한 마음을 숨기기 힘들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밝히는 것은 어른의 행동이 아니다. 그녀에게 부족한 것은 그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결정적인 증거가 아니라, 스스로 고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 자제력이었다. 자제력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인간은 대부분 자제하지 못해서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자유를 얻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자신이 되고 싶다면 본능적인 욕구를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자제력이다.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자는 단지 힘이 센 자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자제할 줄 아는 자다. 지속적인 단련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진 자다.

이런 자제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바로 가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자제력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사실 직장을 다니면서 발휘했던 자제력은 대부분 어릴 때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배웠던 자제력이 작동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가정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자제할 수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은 학교를 가거나, 직장을 다닐 때 그 화가 미친다.

한 사람의 성격과 기질은 유년 시절 가정에서 받았던 교육에 의해 결정된다. 좋은 부모는 이 시기에 아이들에게 끈질긴 자기 훈련을 시키고, 스스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습관을 심어준다.

재벌가의 사람들을 보면 외모상으로는 보통 사람과 별 다를 게 없는데 이상하게 기품과 범접하지 못할 분위기가 흐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들은 비싼 옷을 입고 있거나, 그들 주위에 수많은 경호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그들에겐 다른 사람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자제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제력은 사람을 품위 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을 철저하게 통제한다.

이부진과 이서현 역시 엄격한 자기 훈련과 자기 관리가 습관처럼 생활화되어 있다. 어떤 곤란한 상황이 찾아와도 그들은 담담한 얼굴로 맡은 일을 끝까지 완벽하게 처리해낸다.

세계적인 대기업인 삼성가의 여자들에게는 더욱더 견고한 자제심이 필요하다. 전 세계가 그녀들의 행동과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악담을 하든지 반응하지 않고, 자제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을 해도 삼성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 하는 기사나 블로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런 기사나 의견을 보고 가만히 있지 못할 것이다. 삼성가의 여자들이 이렇게 놀라울 정도의 자제력을 가질 수 있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삼성가의 사람들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지만 그들의 가장 큰 덕목은 경청이다. 경청이란, 남의 말을 듣는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 말하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면 절대 이룰 수 없는 경지다. 그들은 입을 닫고 귀를 엶과 동시에 남들이 가질 수 없는 품위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력한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것이 “늘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되지 않는 것은 그다지 위험한 게 아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그 상황에서 당신이 마음의 평정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게 모든 것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많은 수련과 노력 없이는 이루기 힘든 단계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지만, 아주 힘든 상황에 놓이기 되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여유를 잃고 흥분하게 된다.

지금 당신이 처한 상황이 최선의 상황인지 최악의 상황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당신이 ‘마음의 평정을 잃었느냐 아니냐’이다.

그럴 땐 삼성가의 여자들이 그랬듯, 모든 하고 싶은 말을 내려두고, 다른 이의 말을 조용히 들어보라. 그리고 당신이 말을 하든지 안하든지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내라. 그런 경험이 당신에게 자제력을 길러주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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