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일주일여를 남겨두고 있는 국정감사가 잇따른 파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주간 진행된 국감에서는 의원들 간의 기싸움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정회가 선포됐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또다시 실망할 수밖에 없다. 감사를 받아야 할 대상을 제쳐놓고 의원들끼리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은 국감을 왜 하나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이번 국감도 초반부터 파행의 연속이었다. 교과위와 문광위 국감은 증인채택 등의 문제를 놓고 시작부터 파열음을 냈다.

5일 국방위 감사에서는 민주당 정세균 의원의 ‘러시아 천안함 조사’ 발언을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반박한 것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국감이 중단됐다. 7일에도 사과 공방이 이어지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철수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2일 국토해양위에 대한 감사도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이 전날 ‘4대강 임신 5개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야당이 사과를 촉구하면서 잠시 파행을 겪었다. 14일에도 감사 진행문제 등을 놓고 촉발된 여야 대립으로 2시간 가까이 국감이 중단됐다.

국감 대상자의 답변이 아닌 의원들의 발언이 꼬투리가 돼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국감에서 여야가 얼굴을 붉히고 고성을 주고받는 모습은 매년 고질병처럼 재연돼 왔다. 이런 만성적인 파행은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숱하게 질타를 받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의 진행절차까지도 무시하고 파행으로 이끄는 모습은 대화와 소통이 아닌 싸움에 불과하다.

그런 상황에서 생산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비본질적인 문제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앞으로 남은 일주일 동안은 국감다운 국감으로 유종의 미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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