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리플리에게’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뉴스, 리플리에게’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요즘은 SNS, 1인 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뉴스 같은 정보를 만들고 불특정 다수와 공유할 수 있는 시대다. ‘뉴스, 리플리에게’전은 네트워크상에서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시대의 뉴스와 이미지를 미술이 공유하는 문제의식과 새로운 소통의 실험을 통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전시는 가짜뉴스 같은 탈진실의 문제로 시작한다. 온라인, 모바일에서 추천 콘텐츠나 광고처럼 걸러지거나 맥락 없이 파편화된 정보들의 장막 속에 갇히기 십상인데다가 이로 인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기 ▲상품화를 벗어나기 ▲사실과 진실을 찾아나가기 등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 리플리에게’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뉴스, 리플리에게’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서는 크게 세 가지 층위를 횡단하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첫 번째 층위에서는 이러한 ‘뉴스’들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며 소비되는 사회의 모습과 소통의 구조를 되비춘다. 뉴스의 콘텐츠, 방송의 형식, 댓글들을 차용하되 그것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불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콘텐츠 소비의 뒷모습을 추적하면서 한국 사회의 욕망이나 위기감이 드러낸다.

두 번째 층위에서는 이러한 매체, 소통환경에서 이미지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여지며 우리의 감각을 변형시키는지를 폭넓게 탐색한다. 작품은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과시욕이 SNS나 1인 미디어의 버블 위에 증식하는 모습이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와 알고리즘으로 만든 이미지들이 누군가의 의도와 이해관계, 편견을 재생산하고 있지 않은지 질문하기도 한다. 또한 미디어와 온라인을 거친 스펙터클한 이미지들이 작가가 재설계한 방법으로 회화나 출력물 위에 드러낸다.

‘뉴스, 리플리에게’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뉴스, 리플리에게’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마지막 층위는 이러한 탈진실의 시대에 새로운 소통의 방법이 어떻게 실험되고 있는지, 우리가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전 세계 무력 충돌이나 정치적 투쟁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권, 환경 등의 문제를 과학적 수사 방식으로 재구성하거나, 360도 영상을 활용하는 실험들이 소개된다. 두 가지 모두 현대미술이 현실에 개입하는 방법과 저널리즘의 접점에서 우리의 판단 폭을 넓히고, 나아가 사회적 논의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우리의 눈을 가리는 무수한 정보들 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사실과 진실을 찾아나가려면 본질적 질문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며 “어떻게 어떤 것을 말할지,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이 던지는 질문이 우리를 둘러싼 장막 밖을 볼 수 있는 계기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서울시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2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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