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황악산에서 바라본 직지사의 모습. ⓒ천지일보 2018.10.19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황악산에서 바라본 직지사의 모습. ⓒ천지일보 2018.10.19

비로봉의 유래와 황악산

다양한 이야기의 금오산

덕을 나누어주는 대덕산

세 개의 도의 만남 삼도봉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예로부터 김천은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삼산이수란 세 개의 산과 두 개의 물이라는 의미로 산과 물이 대표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비유한 것이다. 기자는 그중 김천을 대표하는 세 개의 산인 황악산·금오산·대덕산과 세 개의 도가 만나는 삼도봉을 찾았다.

◆직지사를 품고 있는 백두대간 황악산

황악산은 김천시 대항면과 영동군 매곡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으로도 불렸다고 하며 고봉으로 이루어진 백두대간의 한 줄기이다.

최고봉인 비로봉은 해발 1111m로 비로자나에서 유래된 말이다. 비로자나는 석가모니의 이름으로 세상을 밝게 비춘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설악산 지리산 치악산 소백산 오대산 금강산 등 주로 큰 절을 가지고 있는 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많이 쓰이는 말이다.

산은 멀리서 봤을 땐 크고 펑퍼짐한 육산처럼 보이지만 막상 산행을 해보면 산세는 평평하고 완만하지만 계곡길이 가파른 탓에 예상외로 시간이 걸린다.

직지사에서 서쪽으로 200m 지점으로 가면 천룡대로부터 펼쳐지는 능여 계곡은 이 산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봄철에는 진달래와 벚꽃이 가득하고 가을철의 오색단풍은 좋은 볼거리를 선물해준다.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금오산 전경. ⓒ천지일보 2018.10.19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금오산 전경. ⓒ천지일보 2018.10.19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금오산

1970년 한국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금오산은 해발 976m의 산으로 동화산 수양산 와불산 대본산 남숭산 거인산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오산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이곳을 지나던 아도화상이 저녁 노을 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태양의 정기를 받은 산이라 명해 불렸다고 한다.

금오산은 소백산 줄기에서 영남지역으로 내려오다가 추풍령에서 동으로 뻗어서 구미와 김천, 칠곡 3개 시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각 지역에서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불려왔다. 선산 방면에서 보면 붓끝 같다 해서 필봉, 김천 방면에서는 부잣집의 노적가리 같다고 노적봉, 인동 방면에서 보면 선비가 관을 쓴 모습이라 해서 관봉 등으로 불렀다고 한다.

산 주변 문화유적은 금오산성이 있으며 둘레 약 3500m로 성안에 3개의 연못과 4개의 샘에서 계곡물이 흐르는 요새로 고려 때부터 내려오는 고성이다. 현재 성벽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고 성루 지붕으로 보이는 기와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금오산에는 선비 강혼과 성주기생 은대선의 사랑 이야기와 주천자 전설, 노촌 이약동과 약사암에 얽힌 전설도 내려오고 있으니 산을 찾는 사람에게 더 풍성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전해준다.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대덕산에 있는 어름폭포. ⓒ천지일보 2018.10.19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대덕산에 있는 어름폭포. ⓒ천지일보 2018.10.19

◆많은 덕을 나눠주는 대덕산

김천의 산중 제일 서쪽에 위치한 삼산의 하나인 대덕산은 해발 1290m로 초점산을 옆에 둔 중부의 명산이다. 남서쪽의 삼도봉과 덕유산, 북쪽의 민주지산 등과 함께 있는 소백산맥으로 영호남의 분수령이다.

많은 즐거움을 준다 해서 다락산으로, 산의 형상이 투구 같다 해서 투구봉으로도 불렀다. 대덕산의 명칭은 한 도인이 예전 이 산에서 백일기도 후 공덕을 쌓고 도가 통했기 때문이라고 하며 정상에는 기우단이 있어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방아골 암벽 얼음골 폭포는 낙동강의 발원지이며 대덕산 서쪽의 계곡물은 금강의 발원지라고 한다. 이 지역에서 흐른 강물이 한반도의 중남부로 가서 토양을 기름지고 비옥하게 한다 하니 이름 그대로 인심과 덕이 많은 산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지역은 3도 3면이 만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경북 김천의 대덕면과 경남 거창군 고제면,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주민은 상호 화합을 위해 ‘대덕산 만남의 날’행사도 꾸준히 가지고 있다.

행사는 지난 1998년 처음 실시한 후 인접한 3개 면의 물적·인적교류와 화합의 장을 위해 마련해 왔으며 올해 20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지난 10일 제30회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 (제공:김천시) ⓒ천지일보 2018.10.19
지난 10일 제30회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 (제공:김천시) ⓒ천지일보 2018.10.19

◆세 개의 도가 만나는 곳, 삼도봉

경상북도 김천시와 충청북도 영동군 그리고 전라북도 무주군이 만나는 곳이 있다. 바로 삼도봉(三道峰)이다. 세 개의 도가 접해있는 위치라 해서 그 이름이 탄생했다. 삼도봉은 해발 1176m이며 정상에는 높이 2.6m의 ‘삼도봉 대화합 기념탑’이 우뚝이 솟아있다.

1989년 9월 19일에 경상도·충청도·전라도의 지역 간 대립과 불신의 벽을 없애고 삼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기념탑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해 10월 10일을 ‘삼도봉 만남의 날’로 정해서 행사를 개최했다. 이후 매년 10월 10일이 되면 삼도가 만나는 그 지역의 주민이 하나가 돼 행사를 진행했고 올해 30회째 진행했었다.

삼도봉 대화합 기념탑은 동양화가인 안병찬 화백의 작품인데, 대리석으로 만든 거북이의 기단석 위에 대리석 용 조각과 오석 원구를 얹은 모습이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탑의 북쪽에는 이름이 새겨져 있고 서쪽에는 삼도봉의 유래가, 동쪽에는 건립 취지문이 새겨져 있다.

둥근 해와 달을 표시하는 원구는 해와 달이 하나가 되는 영원한 화합을 상징하며 용 조각의 청룡은 승천하는 모습을 통해 영원한 발전을 상징한다. 또 받치고 있는 기단석의 거북이는 머리 방향이 3개의 시·군을 향하고 있고 청룡 세 마리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데, 이는 3개의 도가 하나가 돼 빛을 발하는 지역의 화합을 상징하는 것이다.

삼도봉 주변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삼도봉 오미자 농장이 있으며 찾아보면 과거 금광을 캤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다 내려오면 부항면 근처에 김천 흑돼지가 유명한 지례면이 있고 부항댐에서 오토캠핑장 또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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