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장애인음악제에서 이동규(19, 뇌병변 1급) 군이 작시한 '꿈의 노래'를 읊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1회 장애인음악제… 비장애인과 한 팀 이뤄 공연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고 화합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는 ‘아트’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이 크다. 그런 벽을 예술의 힘으로 허물기 위해 (사)에이블아트와 (사)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가 뭉쳤다. 경기도가 후원하는 ‘제1회 대한민국 장애인 음악제’가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제1회 대한민국 장애인 음악제’가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문화의 전당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가운데 주최 측인 장병용 에이블아트 이사장을 만나봤다.

장병용 에이블아트 이사장은 “장애인음악제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리로 장애인에게 존재감을 되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비장애인은 그들과 어우러져 때 묻지 않는 마음에서 표현된 예술을 공감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용 이사장은 “장애인문화예술은 이제 우리 사회에 첫 걸음마를 뗐다. 좋은 생각과 취지는 퍼져 나가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장애인 예술 분야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런 성격의 문화예술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췄다.

‘대한민국 장애인 음악제’는 한국판 ‘와타보시(민들레 홀씨)’이다. ‘와타보시’란 장애인이 쓴 시에 곡을 붙여 노래하는 형식의 창작음악제로 지난 1975년 일본에서 시작됐다.

올해 장애인 음악제에는 총 8팀이 참가했다. 행사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자신의 작시를 읊고 노래로 만들어진 시를 비장애인이 불렀다.

“혈관 틈으로 쓰리고 아픈 외마디 비명 스며들어 지나는 골목마다 꽃을 피운다….”

‘겨울나무’를 작시한 조미숙(47, 시각장애 1급) 씨는 몇 년 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다. 조미숙 씨는 “시력을 잃어가면서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그 아픔을 조금씩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절망이 아닌 희망도 품어본다”고 말했다.

‘겨울나무’를 작곡한 정창준 수원시립합창단 단무장은 “조미숙 씨가 지은 ‘겨울나무’란 시를 읽고 후천적 장애로 고통 받았을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고 바로 곡에 대한 영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겨울나무’는 이날 민들레홀씨상과 함께 200만 원의 상금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 팀은 ‘제11회 아시아 태평양 와타보시 음악제’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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