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설계한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1960년 설계한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김중업 다이얼로그’ 개최

당대 예술가·지식인과의 협업·교유관계 조명

사후 30주기… 김중업건축박물관과 공동주최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난 건축가 김중업은 요코하마 고등공업학교 졸업 후 1948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교수로 재직했다. 한국 전쟁으로 부산에 머물며 예술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던 그는 1952년 베니스에서 열린 제1회 세계예술가회의를 계기로 1952년 10월부터 1955년 12월까지 파리의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에서 일했다. 그는 귀국 후 서울에 ‘김중업건축연구소’를 설립하고 부산대학교 본관, 주한프랑스대사관 등을 설계하며 모더니즘과 한국의 전통성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1922~1988)의 사후 30주기를 맞아 ‘김중업 다이얼로그’전이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김중업건축박물관(이사장 최대호 안양시장)과 공동 주최로 오는 12월 16일까지 경기도 과천시 MMCA 과천에서 개최한다.

1981 김중업 인화지에 사진(흑백, 33.1×26㎝).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1981 김중업 인화지에 사진(흑백, 33.1×26㎝).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전시는 그의 생애와 작품 전반을 다루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에 모더니즘 건축을 선보인 1세대 건축가’라는 한국건축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 예술가 김중업의 또 다른 면모를 조명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 김중업건축박물관의 소장품과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사진과 영상 신작 등 3000여점의 작품과 자료가 선보여 건축가 김중업의 모든 것이 소개된다.

‘중업 다이얼로그’의 첫 번째 대화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후기 작업에서 부터 전기 작업을 역순으로 진행되는 김중업의 작품 연대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세계성과 지역성’ ‘예술적 사유와 실천’ ‘도시와 욕망’, ‘기억과 재생’ 등 4개의 주제로 그간 김중업과 그의 작품 주변부에 머물렀던 문맥들을 세세하게 펼쳐본다.

김중업건축박물관 소장품과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를 비롯하여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김태동, 김익현 사진가의 건축 사진과 57스튜디오 등 영상 등 3명(팀)의 작품도 선보인다. 이 작업들은 김중업의 건축을 ‘지금 여기’ 동시대 사회문화적 풍경 속에서 재해석하고 있다.

1960년 설계한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1960년 설계한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김중업 생전 유일한 작품집이었던 ‘건축가의 빛과 그림자’와 짝을 이루는 별도 단행본이 10월 중 출판사 열화당에서 출간된다. 기억과 재생의 차원에서 기획된 이번 출판 작업 또한 전시와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의 동시적 순간을 풍부한 이미자와 글 자료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11월 3일에는 한국건축역사학회와 공동 학술 심포지엄을 진행하며, 김중업의 주요 건축물을 직접 살펴보는 답사 프로그램과 큐레이터 토크도 전시 기간 진행된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김중업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 건축 유산의 재생 문제를 환기 시키고, 획일화되어가는 도시 풍경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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