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가 10일 오전 서울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소문역사공원의 개관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0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가 10일 오전 서울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소문역사공원의 개관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0

서소문역사공원바로세우기범대위
“민족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라”
내부 시설 계획 전면 중단 촉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서소문역사공원 개관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서소문공원은 오는 14일 교황청 공인 국제 순례지 ‘천주교 서울 순례길’ 선포식을 앞두고 있다.

범대위는 10일 오전 서울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소문역사공원 사업은 천주교 성지를 조성하는 종교 편향 사업”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청, 중구청의 종교 편향 정책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서울 중구청은 서소문역사공원 사업을 천주교 성지공원 사업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교를 인정하지 않는 한국에서 국비 574억을 들여 시행하는 서소문역사공원에 전시실 내부 시설비용 80억원을 천주교 부담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중구의회는 중구청이 행정 절차를 위반하면서까지 제출한 ‘구유재산관리계획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며 “그럼에도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으로 서소문역사공원을 천주교 성지화하는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범대위는 “말로는 천주교만을 위한 사업이 아닌 역사공원 조성이라지만, 행정정보 공개 등 문서에 따르면 서소문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이 실제로는 천주교 성지 시설이 명백하며, 이는 곧 초헌법적인 행위다”고 비판했다. 또한 “헌법에 ‘국가에서 특정 종교의 신앙을 강요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서소문역사공원을 명실상부한 민족의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것 ▲천주교 성지로 몰아가는 서소문역사공원 내부 시설 계획을 전면 중단할 것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중구청이 수행해온 서소문역사공원 사업을 감사하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 등을 요구했다.

범대위는 지난 4년간 ‘서소문역사공원바로세우기 사료발굴위원회’를 가동하고, 천막농성을 포함한 각종 학술대회를 열어 천주교성지로의 부당성을 여러 차례 걸쳐 주장해왔다.

서소문공원 사업은 천주교의 순교성지 조성사업이란 이유로 타종교와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서소문 밖은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순교지로 1801년 신유박해 때부터 1866년 병인박해까지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참수치명(斬首致命)을 당한 곳일 뿐 아니라 조선왕조 한양의 공식 처형지로 역사적 인물들(허균, 홍경래 등)이 처형된 곳이다. 무엇보다 동학 농민운동의 지도자인 전봉준이 1894년 이곳에서 교수형을 당했으며, 2대 교주 최시형은 1898년 서소문 감옥에서 재판을 받은 뒤 순교했고, 동학 농민군의 3대 지도자 김개남은 전주에서 참형된 뒤 머리만 압송돼 이곳에서 효수됨으로써 천도교에도 중요한 성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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