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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추석 ‘추수감사절’과 성경에 기록된 ‘수장절’ 비교

 

추석은 설날과 함께 한국인에게 전통적으로 깊은 뜻을 지니고 있는 명절이다. 가을 추수를 끝내고 햅쌀과 햇과일로 조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차례와 성묘로 드린다. 같은 의미로 미국에서는 미국의 추석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11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시작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칠면조, 호박파이 등의 요리를 먹으며 한 해 동안의 수확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자리를 가진다. 이처럼 추수라는 것은 복과 연관된 것이며 감사함의 매개체이다.

◆미국 추수감사절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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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대 초 영국은 구교도와 신교도의 신앙 갈등이 심했다. 형식적인 신앙을 하는 구교도와 뜻을 함께하지 못한 신교도들은 폴란드나 네덜란드 등으로 건너가 신앙을 하게 됐다. 이들은 영국의 인접국에 와서도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겪자 신대륙으로 가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그 유명한 ‘메이 플라워(May flower)’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을 향했다.

 

1620년 12월 개척자들이 상륙한 곳은 북미 대륙 동북쪽 해변 ‘프리기스’라는 곳이었다. 이들은 질병에 시달렸고 항상 일손이 부족했다. 대륙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이들을 도와줬다. 1621년 인디언의 협조로 10월경 첫 추수를 했고, 풍성한 수확을 거둬들이게 됐다. 하나님께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3일간 축제를 열고 인디언을 초청해 추수한 곡식으로 음식을 만들고 칠면조를 먹은 것이 미국 추수감사절의 시작이었다.

링컨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을 11월의 마지막 목요일로 정하고 연례적인 축일로 선포했다. 1941년 법령이 바뀌어 11월의 네 번째 목요일로 정해졌다.

이후 추수감사절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국경일 중 하나로 매년 지켜지고 있다. 추수감사절은 신에게 추수를 감사하기 위한 종교적인 의미가 있어 미국 가정에서 저녁 식사 전후로 기도하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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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

한국교회가 추수감사절을 지키게 된 것은 1904년 제4회 조선예수교장로회 공의회에서 11월 10일을 감사일로 선정한 때부터다. 1914년에는 각 교파선교부 회의에서 미국 선교사가 입국한 날을 기념해 11월 셋째 주 수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했다. 이후 수요일에서 일요일로 바뀌어 매년 11월 셋째 주 주일이 추수감사절로 대부분 한국교회는 지키고 있다. 추수 시기에 맞춰 11월 첫째 주로 바꿔 지키는 교회들도 있다.

일부에서는 11월 셋째 주가 성경적이지 못한 날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경동교회는 미국식 기독교 문화를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1974년 이후 매년 추석 전후로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있다. 2001년에는 추석이 지난 직후 주일에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렸다. 개신교 교단 중 한국 문화에 맞는 추수감사절의 필요성을 제고하는 교단도 있다고 한다.

교회건강진단연구원 이효상 목사는 한 언론매체에서 “추수감사절은 매년 치러지는 형식적인 절기가 아니라 감사와 풍성함이 넘치는 귀한 시간이 돼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감사의 진정한 의미를 살펴보고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에서 말하는 추수의 의미

구약 성경에 기록된 추수는 이스라엘 민족의 3대 절기 중 하나인 수장절과 관련이 깊다.

“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 수장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이룬 것을 연종에 밭에서부터 거두어 저장함이니라(출 23:16)”

구약시대 애굽(이집트)에서 나온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땅에서 처음으로 농사를 지어 곡식을 거뒀다. 이것을 기념하는 것이 수장절이었다. 이는 추수와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추수감사절에 비할 수 있다. 수장절은 하나님의 명령에 의한 것이었지만 가나안 땅에서 처음 얻은 소출을 기념하고 신께 감사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추석이든 추수감사절이든 수장절이든 모두 ‘감사의 뜻’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수장절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율법으로 선포돼 1500여 년 동안 지켜져 왔지만 신약시대에 가서는 그 의미가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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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예수의 말씀 가운데 잘 나타나 있다. 예수는 당시 유대인들을 전도하기 위해 제자들을 보내면서 ‘추수’라는 말을 언급했는데, 통상적인 의미와 다른 뜻으로 사용했다.  

“이르시되 추수할 것은 많되 일군이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군들을 보내어 주소서 하라(눅 10:2)”

“너희가 넉달이 지나야 추수할 때가 이르겠다 하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도다 거두는 자가 이미 삯도 받고 영생에 이르는 열매를 모으나니 이는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즐거워하게 하려 함이니라(요 4:35)”

곡식을 거둔다는 의미의 추수를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에 빗댄 것이다. 의미를 확장해 보면 추수꾼은 제자들이 되고, 곡식을 거두는 장소인 추수밭은 유대교가 된다. 또 곡식을 모아 저장하는 곳간은 메시아인 예수를 중심으로 한 신앙 공동체를 가리킨다.

구약시대의 추수와 수장절이 문자 그대로의 곡식을 거두어 저장하는 것이라면 신약시대의 추수와 수장절은 사람을 복음으로 깨우쳐 모으는 일이다. 이같이 ‘영적인 의미’로서의 추수는 신약 성경 곳곳에 일관되게 나타난다.

즉 예레미야의 예언(렘 31:27)대로 이천년 전 초림 때 예수님께서는 씨를 뿌리셨고(마 13:24~25) 세상 끝(마 13:39)에 그 밭에서 알곡을 추수할 때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과도 같이 요한계시록 14장의 시온산에 그 알곡들이 추수되는데 그곳이 바로 오늘날 하나님, 예수님과 천천만만의 영들이 함께하는 영계 하나님의 나라가 임해오는 곳이다.

그 시온산으로 추수되어 오는 알곡들이 바로 야고보가 말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진리의 말씀으로 낳은 첫 열매(약 1:18)이며 처음 익은 열매(계 14:4)이다.

말씀의 씨로 거듭나(눅 8:11) 하나님이 인정하는 알곡 신앙인이 돼 천국 곳간 곧 시온산에 추수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인들의 궁극적 목적이기도 하다.

“여호와께서 시온을 택하시고 자기 거처를 삼고자 하여 이르시기를 이는 나의 영원히 쉴 곳이라 내가 여기 거할 것은 이를 원하였음이로다(시 132: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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