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신화 각색… 사회 문제 넘어서 희망 전달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제주도 신화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늘이’가 국악뮤지컬 ‘오늘, 오늘이’로 다시 태어난다.

소리꾼들이 모인 극단 타루는 ‘오늘, 오늘이’ 공연을 다음달 8일부터 펼칠 예정이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그곳에 ‘원천강 고시원’이 있다. 고시원에는 빼곡하게 자리 잡은 방마다 제각각의 사연이 뒤엉켜 있다. 연예계 스타가 되기를 꿈꾸며 아등바등 사는 ‘얼짱이’, 취업난 속에 갖가지 시험과 고시에 매달리는 ‘고시남’, 걱정이 너무 많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고시원 총무 ‘걱정이’가 살고 있다.

어느 날 얼짱이는 스타예고 이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하자 방안에서 자살을 시도하지만 미수에 그친다. 그 난리에 얼짱이, 고시남, 걱정이는 처음으로 서로를 대면하게 되고 시간의 신 ‘오늘이’가 나타나 3명의 답답한 팔자를 귀담아 들으면서 희망을 전달한다.

극단 타루는 “제주도 신화에서 등장하는 ‘오늘이’는 다른 신들과 달리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 주면서 각자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개념의 영웅”이라며 “요즘 세상에는 찾기 어려운 조용한 영웅을 불러내 경쟁하고 이기려고만 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오늘이’는 최근 들어 발레 어린이극 동화책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재탄생한 우리 고유 캐릭터다. 특히 애니메이션 ‘오늘이(감독 이성강)’는 2003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비롯, 2004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05시카고 국제아동영화제 등에서 수상했다.

타루 측은 “제주도 신화에서 나오는 ‘오늘이’가 지역의 특수성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낸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악뮤지컬로 선보인 ‘오늘, 오늘이’는 우리 이야기를 우리식대로 표현한 것으로 평을 받고 있다. 타루 측에 따르면 올해 작품은 더 현실적이고 더 전통적인 ‘우리의 질감’으로 다듬어져 10월 8일부터 10일까지는 세계 국립극장페스티벌과 14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연극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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