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는 창간1주년을 맞아 사회 화합과 종교 상생에 기여한 인물을 선정해 수여하는 천지人상을 제정했다. 제1회 천지人상 수상자는 천지천지人상에 김한수(가운데 오른쪽)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 천지종교人상에 평화재단 법륜스님(가운데 왼쪽)이 선정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1회 천지사회人상 수상자, 김한수 한진중공업 사업본부장 인터뷰
상금 500만 원 전액 인추협 통해 신빈곤층에 기부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지난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기조로 ‘공정한 사회’를 꼽으면서 사회 전반에도 ‘공정한 사회’란 용어가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가진 이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가 필요하다면서 나눔·기부 문화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흐름에 잘 맞아떨어지는 인물을 천지일보에서 먼저 발굴해냈다. 지난 9월 본지 창간 1주년 기념식에서 ‘제1회 천지사회人상’을 수상한 김한수(74)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이사 겸 현 한진중공업 사업본부장은 40여 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저소득가정과 독거노인 돕기 및 사회 화합에 노력해 온 공로로 선정됐다.

김 이사는 1990년대 초 KAL기 폭파 시 모스크바에 진상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민간외교활동에 기여한 바 있다. 1996년에는 ‘살신성인의 상’ ‘명예의 전당 건립’ 사업을 추진해 국가의사상자법을 입법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1997년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 만들기 대회’에 고 김수환 추기경과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을 초청해 초종교적 행사를 개최해 종단 화합에도 기여했다.

그 밖에도 최근 용산참사와 쌍용차 파업 시 협상 중개자로도 나서는 등 사회 화합과 소통을 위해 40여 년간 묵묵히 일해왔다.

▲ 지난 2월 저소득층 밀집비역 중 한곳인 성북동 북정마을을 찾은 김한수 이사가 연탄 보일러 설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지금은 장티푸스로 목숨을 잃는 분은 없죠. 제가 10살이었는데, 부모님께서 이 병으로 두 분 다 돌아가시고 나니 하루아침에 고아가 됐습니다… 먹고 살길이 막막했죠.”

부모 잃은 아픔을 말로 다 설명할 수 없거니와 공부는커녕 일할 곳도 없어 전전긍긍했다. 그가 특별히 홀몸 노인을 대하는 자세나 저소득가정에게 보내는 눈빛이 남다르지 않았던 이유일 것이다.

“어린 마음에 정말 누가 날 조금만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거든요. 성공하면 꼭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다짐을 했죠.”

부모를 잃고 독학으로 학업에 정진하면서 갖가지 경제활동에 힘써야 했던 그는 청소년 시기, 인간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된다.

이 같은 마음을 품었던 그는 1970년대 대기업 한일개발(한진그룹 전신)에 입사해 차츰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자 10여 개 시설과 고아원에 자신의 월급 10% 이상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 이사가 직접 몸으로 봉사하는 활동에 뛰어들게 된 것은 1990년대 인추협 관계자를 만나서부터다. 김 이사는 “봉사단체가 많지만 인추협은 순수한 봉사정신을 가진 분들이 모였다”면서 “무보수로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의 마음씨는 비단 같다. 많이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류상 자격 조건이 안 돼 사회적 혜택이나 복지를 받지 못하는 신빈곤층이 생각보다 많아 충격”이라며 “이런 분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안 도와줄 수 없지 않느냐”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이사는 특히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소외계층의 어려움은 난방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데서 더 큰 고통을 느낀다는 점을 고려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의 집수리는 등 주거환경개선 사업활동에 직접 참여하는가 하면 후원도 잊지 않았다.

70대 고령의 나이에도 낮은 자세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그는 “어르신들이 손잡고 껴안으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면서 “이런 따뜻한 정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꾸준한 봉사활동의 비결에 대해 귀띔해 줬다.

본지에서 제정한 천지사회人상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됐을 때 김 이사는 자신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자신이 상을 받게 돼 부끄럽다면서 남은 삶도 어르신들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 이사는 받은 상금 500만 원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인추협에 전달했다. 평생 어려움을 몸소 경험했던 자신의 아픔을 타인에게는 베푸는 사랑으로 승화시킨 그의 삶 속에서 나누는 삶의 넉넉함과 기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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