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천지사회人상 수상자, 김한수 한진중공업 사업본부장 인터뷰
상금 500만 원 전액 인추협 통해 신빈곤층에 기부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지난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기조로 ‘공정한 사회’를 꼽으면서 사회 전반에도 ‘공정한 사회’란 용어가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가진 이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가 필요하다면서 나눔·기부 문화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흐름에 잘 맞아떨어지는 인물을 천지일보에서 먼저 발굴해냈다. 지난 9월 본지 창간 1주년 기념식에서 ‘제1회 천지사회人상’을 수상한 김한수(74)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이사 겸 현 한진중공업 사업본부장은 40여 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저소득가정과 독거노인 돕기 및 사회 화합에 노력해 온 공로로 선정됐다.
김 이사는 1990년대 초 KAL기 폭파 시 모스크바에 진상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민간외교활동에 기여한 바 있다. 1996년에는 ‘살신성인의 상’ ‘명예의 전당 건립’ 사업을 추진해 국가의사상자법을 입법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1997년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 만들기 대회’에 고 김수환 추기경과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을 초청해 초종교적 행사를 개최해 종단 화합에도 기여했다.
그 밖에도 최근 용산참사와 쌍용차 파업 시 협상 중개자로도 나서는 등 사회 화합과 소통을 위해 40여 년간 묵묵히 일해왔다.
“지금은 장티푸스로 목숨을 잃는 분은 없죠. 제가 10살이었는데, 부모님께서 이 병으로 두 분 다 돌아가시고 나니 하루아침에 고아가 됐습니다… 먹고 살길이 막막했죠.”
부모 잃은 아픔을 말로 다 설명할 수 없거니와 공부는커녕 일할 곳도 없어 전전긍긍했다. 그가 특별히 홀몸 노인을 대하는 자세나 저소득가정에게 보내는 눈빛이 남다르지 않았던 이유일 것이다.
“어린 마음에 정말 누가 날 조금만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거든요. 성공하면 꼭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다짐을 했죠.”
부모를 잃고 독학으로 학업에 정진하면서 갖가지 경제활동에 힘써야 했던 그는 청소년 시기, 인간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된다.
이 같은 마음을 품었던 그는 1970년대 대기업 한일개발(한진그룹 전신)에 입사해 차츰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자 10여 개 시설과 고아원에 자신의 월급 10% 이상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 이사가 직접 몸으로 봉사하는 활동에 뛰어들게 된 것은 1990년대 인추협 관계자를 만나서부터다. 김 이사는 “봉사단체가 많지만 인추협은 순수한 봉사정신을 가진 분들이 모였다”면서 “무보수로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의 마음씨는 비단 같다. 많이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류상 자격 조건이 안 돼 사회적 혜택이나 복지를 받지 못하는 신빈곤층이 생각보다 많아 충격”이라며 “이런 분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안 도와줄 수 없지 않느냐”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이사는 특히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소외계층의 어려움은 난방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데서 더 큰 고통을 느낀다는 점을 고려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의 집수리는 등 주거환경개선 사업활동에 직접 참여하는가 하면 후원도 잊지 않았다.
70대 고령의 나이에도 낮은 자세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그는 “어르신들이 손잡고 껴안으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면서 “이런 따뜻한 정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꾸준한 봉사활동의 비결에 대해 귀띔해 줬다.
본지에서 제정한 천지사회人상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됐을 때 김 이사는 자신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자신이 상을 받게 돼 부끄럽다면서 남은 삶도 어르신들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 이사는 받은 상금 500만 원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인추협에 전달했다. 평생 어려움을 몸소 경험했던 자신의 아픔을 타인에게는 베푸는 사랑으로 승화시킨 그의 삶 속에서 나누는 삶의 넉넉함과 기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