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물리학자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는 최근 발간한 ‘위대한 설계(The Grand Design)’를 통해 “신이 우주를 창조한 게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어 전 세계를 달구고 있다. 뿐만이 아니라 “과학이 신을 불필요하게 할 것”이라고 재차 역설하고 나섰다.

이에 질세라 수전 그린필드 링컨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호킹 박사처럼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물리학자들이 탈레반처럼 행동한다”고 혹평으로 맞받아 쳤다. 즉, 게릴라처럼 자신들의 학설을 통해 잊혀질 만하면 한 번씩 사람들의 생각을 어지럽힌다는 뜻일 게다.

호킹 박사는 한발 더 나아가 10일 미국 CNN 래리킹 라이브 인터뷰에서도 “신이 존재할 수 있지만 과학은 창조주의 도움 없이 우주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견해를 거듭 피력했으며, 또 “신학은 불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호킹 박사의 이 같은 신에 대한 호전적 주장은 반대론자들의 주장과 맞물려 온라인 서점 판매 1위의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호킹 박사의 주장을 뜯어보면, 결국 창조주를 인정한 것이고, 다만 그 창조주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능력 즉, 과학의 힘으로 이를 밝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창조주(創造主)란 우주만물을 지으신 분이란 뜻이다. 그런데 그 우주만물의 신비(神秘) 즉, 비밀은 그 지으신 분이 알려줘야 창조의 섭리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며 당연한 이치다. 왜냐. 말 그대로 신비 즉, 비밀이기 때문이다. 비밀이란 아무나 알 수 있는 것을 비밀이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고를 열고자 할 때, 잠근 키가 있어야만 그 키로 다시 열 수 있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과학으로 신을 모독하는 학설은 결국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는 오류를 스스로 범하는 꼴이 되었으며, 결국 자기모순에 빠진 주장이 되고 말았다. 인간의 타락과 교만이 낳은 결과이며, 말세사상의 전형인 것이다.

오늘날 많은 종교인들은 신(神)은 인정한다고 하면서 신의 말은 부정하는 이율배반적 자기모순에 깊이 빠져 나오질 못하고 있다. 그 같은 모순적 신앙의 결과가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상황 즉, ‘신의 모독’이란 엄청난 현실을 낳고 말았음을 신앙인부터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호킹 박사의 “신학은 불필요하다”는 주장만큼은 참 잘 지적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호킹 박사의 주장을 극렬히 비난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무지와 미련함은 인정하지도 않고, 돌아보지도 않는 현실 신앙인들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신학(神學)’이란 신의 가르침을 뜻한다. 오늘날 신학이 신의 가르침 대신 사람의 가르침 즉, 인학(人學)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신(성령)이 함께하지 않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신이 함께하고 있다고 믿는 그들에게 왜 신이 함께하지 않는지도 깨닫게 해줘야 한다.

어찌됐든 신이 떠난 빈 자리, 자칭 신학을 가르치는 자의 입에선 사람의 생각이 나올 뿐이고, 그 생각으로 양육 받은 이 시대의 종교지도자들 역시 신을 앞세워 자신의 부귀와 권력과 명예의 영달을 위해 온갖 부정과 부패와 타락을 일삼으니, 스티븐 호킹 박사의 과학을 포함한 세상학문이 볼 때, 신학은 그야말로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런 학문처럼 보이는 것은 어쩌면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결국 신학이 아닌 신학은 무지(無知)를 낳고, 그 무지는 아집과 편견을 낳아 온 세상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결과를 초래하고야 만 것이다. ‘면장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신앙을 하려면 종교(宗敎)의 의미부터 알아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부터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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