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100년 만에 복원

▲ 범어사삼층석탑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부산 범어사에 자리한 ‘범어사 삼층석탑’은 우리나라 보물 제250호로 통일신라 흥덕왕 때 세워진 탑이다. 약 1300년간 바람과 비와 햇볕을 온 몸으로 부딪히며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삼층석탑.

기나긴 세월을 견뎌 역사가 된 삼층석탑이 최근 일제강점기 시절 덧칠된 시멘트와 첨가된 기단부 및 난간석을 제거하고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지난해 8‧15 광복 64주년을 앞두고 ‘범어사 왜색잔재 청산작업’이 시작됐다. 조선총독부 푯말 제거와 삼층석탑 난간석 제거 등을 시작으로 지난 4월 23일 왜색 잔재를 모두 청산하고 석탑을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데 이른 것이다.

처마가 수평을 이루게끔 지붕돌이 평평하고 얇으며, 밑면의 받침이 4단으로 형성돼 전형적인 통일신라 후기의 양식을 뽐내는 삼층석탑. 경술국치 100년 만에 탑은 제 모습을 되찾아서 그런지 대웅전 앞을 늠름하게 지키고 있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변형된 기단부를 바로잡기 위해 잠시 해체된 삼층석탑 탑신부에는 기대했던 사리함이 나오지 않았다. 일제에 의해 약탈됐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후 범어사 스님들은 가로‧세로 29cm, 높이 13.5cm 크기에 부처님 진신 사리 6과와 삼층석탑 역사자료, 반야심경, 신묘장구 대다라니, 오색실 등을 넣은 사리함을 봉안했다.

우리의 창대했던 역사에서 뼈아픈 역사까지 모든 세월을 담아낸 범어사 삼층석탑. 혹자는 삼층석탑이 복원 전 모습이 갖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간과할 수 없다고도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이 치욕스럽고 뼈아픈 역사이긴 하나 그 부분까지 우리의 역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범어사 종합정비계획 연구 책임자인 서치상(부산대 건축학부) 교수는 “범어사 삼층석탑의 경우는 천년 넘게 내려오던 전통적인 건축법칙이 있는데 일재 시절 본의 아니게 강압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라며 “만약 원형보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오해를 자초하게 됨으로 역사 왜곡이 생길 수 있게 된다”고 원형복원은 당연하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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