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한국트리즈 경영아카데미 원장

원장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결국 경영자를 규정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전망과 도덕적 책임이다.” ‘경영자=인간’으로 바꾸어 보면 이 말은 모든 인간들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무섭게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고 편한 현실에만 몰두한다든지 남이야 어쨌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도덕불감증 인간들은 제대로 된 인간이 아니다라는 얘기이다.

최근 한국을 우습게 만든 소위 ‘걸레 총리’로 상징되는 장관급 인사청문회가 있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위암 발생률이 높은 게 위장전입이 많은 탓’이라는 나의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위장전입, 위장취업, 부동산 투기, 탈세 등이 고위 공직자의 필수 자격인 양 도덕성이 형편없는 자들이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망쳐 놓았다. 이 또한 환경오염이며 재앙이 아니겠는가?

환경문제는 한마디로 도덕 문제이다. 8월말 한국선진문화창조학회에서 서울대 박진우 교수의 <융합과학으로서의 경영과학>이라는 특강에서 잠깐 지구환경 얘기가 나왔다.

박 교수는 “더 무서운 것은 기온이 계속 올라갈 경우, 용해된 CO2가 바다에서 탈출하여 대기 중으로 나오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경우 인류에게 큰 재앙이 닥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를 계기로 필자가 평소 관심을 가졌던 내용을 언급하고자 한다.

인류가 쏟아내는 이산화탄소(CO2)가 바다에 녹아 들면 바다는 산성화되고 바다생물들은 제대로 크지 못한다. 사람들은 내가 버린 것이 어디에선가, 누구에 의해서 잘 처리될 것으로 착각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나 하나쯤이야 어떠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몇 년 전에 미항공우주국(NASA)과 에너지부, 해양대기청(NOAA)이 북극 대기를 분석한 결과, 맑고 깨끗하게만 보이는 북극 대기 표본에서는 아시아의 사막 먼지로부터 습도를 높이는 소금, 산불과 취사용 화덕에서 나오는 유기물의 불완전 연소 가스, 자동차와 공장, 발전소가 내뿜는 배기 가스 등 온갖 오염물질들이 발견되었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대기중에 떠 있는 입자들은 햇빛이 지표면에 닿기 전에 반사하는 역할로 기온을 낮추지만 지표면이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 북극권에서는 반대로 반사율을 낮추어 온난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대니얼 제이컵 교수는 “북극은 중위도대 오염물질의 유엔(UN)”이라고 지적하였는데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수백년씩 머무른다는 사실은 우리를 경악케 한다.

멕시코만의 BP 원유 유출 사고에서 엄청난 환경 재앙이 발생하기도 하였지만 장기적으로 확산되면서 심각한 것은 바다 위의 쓰레기이다. 미국 텍사스주 두 배 넓이이며 한반도의 6~7배 넓이에 해당하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 샌프란시스코와 하와이 사이 동쪽 태평양에 떠돌고 있다.

한편, 일본과 하와이 사이의 서쪽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도 존재한다. 편서풍을 타고 시계방향으로 도는 북태평양 환류를 따라 쓰레기가 섞여 돌다가, 아열대 무풍지대인 STCZ(the Subtropical Convergence Zone)에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것이다.

서경 135~155도, 북위 35~42도 해역에 위치한 이 곳을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 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 부른다. 1997년에 요트 항해사인 찰스 무어(Moore)가 이 지역을 처음 발견하였다고 하는데 태평양 쓰레기 섬은 80%가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형 순환 해류와 바람 때문에 해변이나 강, 샛강 등 모든 물가에 남은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 결국 이곳에 모이게 된 것이며 이 쓰레기 섬은 천천히 움직이면서 자연의 광합성 작용을 막고 바다 생물들을 희생시킨다.

실례로, 부스러진 플라스틱을 모이로 착각하여 먹은 새들은 결국 굶어 죽게 되며 거북도 비닐을 먹이로 알고 삼키는 경우가 많다. 20% 정도만이 배에서 버린 것이고 80%는 육지에서 온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는 데 NOAA는 이 곳 쓰레기의 양인 약 1억t 중에서 70%는 가라앉고 30%는 바다 위를 떠다닌다고 추정한다.

이곳 쓰레기 더미는 면적이 일정치 않으나 최대로 확산되면 태평양 전체 면적의 8.1%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 한다. 바다에 기체, 액체, 고체 쓰레기가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환경문제는 한 개인이 다른 사람의 이익을 빼앗는 상황인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안 지킨 도덕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온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하늘에서 비를 내리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고, 홀어머니가 시집을 가겠다고 하면 자식으로서 말릴 수 없다”는 모택동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부메랑을 맞은 심정을 표현해봐야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평상시에 지구환경, 도덕에 관심을 갖고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어떻게 하죠, 아빠?” “괜찮아, 그냥 따라가면서 지켜보자.” Cormac McCarthy가 쓴 장편 소설 <The Road>의 주인공들처럼 사랑스런 대화를 해보자. 이제 지루했던 더위, 장마도 물러가고 파란 하늘의 9월이 왔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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