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은 주지훈.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은 주지훈.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아

1000년 전 과거 이야기 풀어

 

자신만의 독보적인 매력과

차곡차곡 쌓은 연기력으로

스크린 ‘장악’… 올해만 3편

 

“영화, 스타일 신경 많이 써

어느 것 하나 쉬운 것 없어

피 토하는 심정으로 만들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가을 햇볕에 탐스럽게 익은 열매처럼 배우 주지훈의 연기에도 물이 올랐다.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부터 매년 1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났던 그가 올해에 자그마치 3편의 영화를 들고 왔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츤데레’ 매력으로 많은 여성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주지훈이 이제 자신만의 독보적인 매력과 차곡차곡 쌓아 올린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주름잡고 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1000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12월 개봉해 1440만 관객을 끌어모은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그는 허세와 유머를 겸비한 ‘해원맥’ 역을 맡아 영화 속을 날아다녔다. 이번엔 2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천년 전 과거와 현재,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묵직해진 모습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은 주지훈.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은 주지훈.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주지훈은 평소 털털하고 재치 있는 일직차사 해원맥 같다가, 영화와 관련된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땐 1000년 전 무사 해원맥 같았다.

“영화에서 제 캐릭터가 잘 보인다고 해주시고 마음에 든다고 하시니 감사하죠. 아무래도 쌓아왔던 해원맥 캐릭터의 간극이 커지면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도 그런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과거로 간 해원맥은 고려 시대의 무사로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여러 겹의 천을 덧댄 옷차림을 한 채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른다. 1000년 전 무사 해원맥과 일직차사 해원맥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관객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 주지훈은 이를 연기력으로 덮는다.

주지훈은 “갭이 클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간극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기대했다”며 “신뢰하지 않으면 못하는 작업인 것 같다. ‘그게 재밌으며 좋은 거고, 내가 그렇게 만들꺼야’ 라고 감독님이 이야기 해주시니까 믿고 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은 주지훈.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은 주지훈.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과거의 해원맥을 잘 만들어 놓으면 현재의 해원맥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1인 2역이지만 사실 다른 인물이다. 관객이 봤을 때 상상하는 재미가 있겠다 싶었다”며 “때로는 너무 과하지 않으냐고 건의했지만 촬영본을 보니 원했던 리액션이 잘 나왔다. 안도하는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인간 주지훈은 일직차사 해원맥과 무사 해원맥 중 어떤 인물에 더 가까울까. 주지훈은 “둘의 모습이 다 있는데 조금씩 일직차사 해원맥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을 어렵지 않게, 힘든 촬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돌리기 시작하면서 잔망스러워지더라”라며 “힘든 촬영은 당연히 고통스럽고 예민하다. 그렇지만 하기로 했으니 도전한다. 그리고 감독님한테 말한다. ‘다리 부러지면 구급차 불러주세요’”라고 전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은 주지훈.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서 해원맥 맡은 주지훈.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간극이 큰 캐릭터인 만큼 분장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는 “영화가 스타일에 엄청나게 신경 썼다. 염라대왕을 맡은 이정재형도 테스트만 일곱번 했다. 룩, 헤어, 메이크업 톤을 엄청나게 시현해봤다”며 “평균적인 횟수가 있는데 몇배 이상한 것 같다. 촬영 들어가기 며칠 전까지 가발 써보고, 옷도 바꿔보는 등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해도 우리끼리 되게 섬세하게 신경 썼다. 해원맥이 북방 설원에서 살기 때문에 추운데서 잘 씻지 못하고 머리도 자르지 못할 거라 생각해 긴 머리로 설정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어떤 게 더 고통스럽고 준비를 많이 하고 이런 것도 없다. 정말 피 토하는 심정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나 감독, 스태프와 결혼하신 분과 가족들이 섭섭해 하실 수 있다. 그럴 때 현장에 하루만 나와 있으면 미안해서 눈물을 줄줄 흘릴 거다”고 덧붙였다.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작품에 출연했다는 게 영광스러워요. 개인적론 생각이 많이 넓혀진 작품이에요. 김용화 감독님한테 많은 걸 배웠어요. 한 인간이 같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게 쉽지 않은데 누구보다도 가장 압박감을 느끼는 감독님께서는 모든 걸 긍정적으로 이끌어주셨어요. ‘힘들었냐’고 질문을 받고 생각을 해보면 실제 제 몸은 정말 힘들었어요. 그러나 촬영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고 감독님이 힘을 주시니 힘들었다고 기억되지 않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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