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장애인탁구로 경기를 뛰는 김한일 선수, 자원봉사자로 선수를 돕는 손순희 씨, 경기를 관람한 유성고 백준석 학생. ⓒ천지일보(뉴스천지)

제30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한창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끼이~익! “패스!” “슛!” 농구화가 고무바닥에 닿는 소리가 아닌 휠체어 바퀴가 농구장 고무바닥에 미끄러지는 소리가 한밭실내체육관에 가득하다. 관중들은 약간은 생소한 경기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어, 어! 휴우~” 선수들의 휠체어끼리 부딪히자 무슨 사고라도 생길 듯 염려한 안도의 한숨이다.

6~10일까지 전국장애인들의 스포츠 한마당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한창이다. 체전 경기는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도 관중으로 참여해 함께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휠체어 농구가 열린 한밭실내체육관에서 단체 농구 관람을 온 유성고등학교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1학년 백준석 학생은 인터뷰에 응하면서도 시선은 계속해서 경기 장면을 향했다.

“이렇게 긴장되고 재미있을지 몰랐어요. 처음엔 장애 때문에 경기가 제대로 될까 의심했지만 직접 보니까 일반 프로 농구선수들 경기보다 더 긴장되고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 휠체어 농구경기의 한 장면. 울산팀(녹색 유니폼) 선수 3명이 충남팀(흰색 유니폼)의 공격을 막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핸디캡 때문에 슛을 쏘는 데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고, 휠체어로 달리며 공을 들고 게임을 하는 것은 비장애인에겐 묘기나 다름없다. 이 점들이 오히려 보는 이들을 더 긴박하고 흥미롭게 만들고 있었다.

이번 체전에 임하는 장애인 선수들은 활력으로 가득하다. 고3때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김한일(34, 남, 탁구경기 경남대표) 선수는 탁구를 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한다. 10년 정도 집에서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생활하다 탁구를 배우고 올해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상대방과 똑같은 조건이잖아요. 그동안 대회를 많이 출전한 다른 지역 선수들과 이렇게 겨룰 수 있다니 제 자신에게 자부심이 가득 생겨요.” 처음 체전에 참여해 잔뜩 긴장이 된다면서 말했지만 그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선수들의 뒤에서 보살펴주는 자원봉사자도 선수들의 희망 가득한 얼굴을 보면 뿌듯하다. 독거노인 밑반찬 만들어 주기 봉사만 10년 정도 했다는 자원봉사자 손순희(63, 여, 대전시 중구 산성동) 씨는 이번 대회를 통해 느끼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제가 도와주는 것이 기쁘다기보다는 선수들이 장애가 있으면서도 이겨내고 이렇게 경기장에 나와 대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죠. 의지력 있게 하는 모습을 칭찬하고 싶어요.”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화합해 좋은 경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 장애인 탁구 경기의 한 장면. 대구 김경영(청색 유니폼) 선수와 서울 성백춘(빨강색) 선수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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