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에 따르면 북한 석탄을 적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리치 글로리호(왼쪽)’와 스카이 엔젤(오른쪽)호가 20일 오후 각각 제주도와 포항 인근 영해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천지일보 2018.7.20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에 따르면 북한 석탄을 적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리치 글로리호(왼쪽)’와 스카이 엔젤(오른쪽)호가 20일 오후 각각 제주도와 포항 인근 영해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천지일보 2018.7.20

정부 “개인의 일탈 막기 어려워”
외신 “韓, 사실상 대북제재 구멍”
바른미래 “靑, 무엇을 숨기는가”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 석탄 운반 선박이 국내 항구를 별다른 조치 없이 드나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진 중인 대북제재의 구멍이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 석탄 9000여톤이 지난해 러시아를 경유해 인천과 포항으로 국내에 반입된 사안과 관련 수입업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북한 석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로 금수 품목이기 때문에 사실상 제재 위반에 해당하지만, 해당 사안은 수입업체가 정식으로 신고서를 제출한 것이어서 이를 정부가 방조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정부는 이런 보도가 내외신의 보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석탄 운반 선박들이 여전히 국내 항구에 드나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도 이를 막을만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을 싣고 각각 인천과 포항에 입항했었던 ‘스카이 엔젤호’와‘리치 글로리호’는 현재 한국 영해를 통과해 러시아와 중국을 향해 운항중이다. 

선박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을 확인한 결과, ‘스카이엔젤호’는 전날 오후 7시 35분 전라남도 완도군 내 당사도에서 약 4㎞ 떨어진 해상에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에 잡혔다. 제주도 앞바다를 지나 중국 장인항까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논란에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안보리 결의상에 ‘불법행위와 관련된 선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 억류할 수 있다’고 돼있다”며 “합리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중이고 필요한 경우 처벌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합리적인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러 판단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미 억류된 선박 중에는 북한으로부터 직접 어떤 물자를 옮겨 싣는 등 굉장히 상당히 직접적인 물증이 있는 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바른미래당은 20일 논평을 내고 정부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제철은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 ‘남북 관계가 좋았을 때 북한에서 무연탄을 가져다 제철소에서 활용했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며 “북한산 석탄이 포항에 하적되었고 유통되었다는 정부 입장대로라면 북한에서 선적되었을 당시부터 목적지는 포항제철이었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 대변인은 “북한산 석탄은 무연탄으로,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국내 발전소는 현재 한국동서발전의 동해바이오화력이 유일하다”며 “북한 석탄이 정부의 직간접적 영향권 하에 있는 두 곳으로 유입된 것이라면 이는 유엔 결의를 정부가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에 따르면 한국동서 발전의 동서발전은 비용 절감 목적으로 북한한 무연탄 도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북한 석탄 유통이 우연이 아니라 정부와 어떤 연관이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주체에 대해 행동을 취하겠다’는 경고까지 내놓았다”며 “평화정착을 위해서라도 청와대는 이번 북한 석탄 국내 유입에 관해 한 치 의혹도 남김없이 명명백백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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