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화려한 안무·탄탄한 스토리

대사 없는 ‘송스루 뮤지컬’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20년 동안 전 세계 20개국에서 총 4300회 이상 공연, 1200만 누적 관객을 돌파한 전 세계적 흥행 대작 뮤지컬이다. 지난 2008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어버전을 초연하며 한국 관객들에게 라이선스 버전의 매력을 선보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지난 4번의 시즌 동안 100만명 이상의 누적 관객 수를 돌파하는 등 흥행 대작 뮤지컬로 자리매김하며 한국 관객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아 왔다.

명실상부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어 라이선스 버전 제작 10주년을 맞았다. 이 작품은 뮤지컬광들이 보고 또 보고 다시 보는 뮤지컬로 유명하다. ‘노트르담 드 파리’가 10년 동안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원작, 휴머니즘 추구한 빅토르 위고 소설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 소설가 겸 극작가인 빅토르 위고는 평생 자유와 평등, 박애를 위해 투쟁한 정치인·혁명가로 다양한 문학작품을 남겼다. 그는 시대를 탄탄한 필력과 예술 재능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목표와 신념을 표현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레미제라블’과 함께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동명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음악에 리카르도 코치안테, 가사·각본에 뤽 플라몽동 등이 참여했다. 당시 같은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무대극과 비교해 원작을 그나마 많이 반영한 작품이며, 그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송스루(song through) 뮤지컬인 이 뮤지컬은 대사 없이 총 51곡의 노래가 이어진다. 배우들이 노래로만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극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된다.

음악은 오케스트라 대신 팝적인 소스를 활용했다. 마이크도 통상적으로 뮤지컬에 사용되는 핀 마이크 대신 팝 가수들이 즐겨 사용하는 핀 마이크를 사용하는 편이다.

의상과 소품은 현대적이고 단순해서 호불호가 갈린다. 그 예로 원작에서 ‘갑옷을 입은 멋진 모습’이라고 표현된 페뷔스는 중세 갑옷 중 하나인 사슬갑옷을 입었다. 하지만 티셔츠를 입은 듯해 공간이 큰 공연장에서 보면 사슬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들다.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관객의 마음 쥐고 흔드는 막장 설정

‘노트르담 드 파리’는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 권력과 권위를 갖춘 성직자 ‘프롤로’, 파리의 근위대장 ‘페뷔스’ 세 남자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은 프랑스 대표 뮤지컬이다.

작품의 배경은 ‘백년전쟁’ ‘페스트’ 등으로 프랑스 역사 중 가장 어두운 시대인 15세기다. 당시 봉건귀족과 교회가 타락하며 중세사회가 허물어지며, 르네상스의 기운이 퍼지기 시작했다. 귀족이나 성직자들은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은 반면 민중은 ‘마녀’라는 누명을 쓰고 처형당했다. 작품의 여주인공 에스메랄다는 중세시대 쇠락으로 생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지컬은 사랑과 욕망, 권력 관계 등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토리와 아름다운 음악, 시(詩)적인 노랫말로 관객을 끊임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게 특징이다. 세상을 잘 모른 채로 살아온 콰지모도는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사랑을 잃지 않는 순수하고 착한 성품을 가졌다. 콰지모도 내면에 있는 쓸쓸함과 외로움은 슬프고 아름다운 넘버로 표현된다.

여기에 사랑과 질투심에 눈이 멀어 콰지모도를 시켜 에스메랄다를 위험에 빠뜨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주교 프롤로, 파리의 근위대장으로 약혼녀 폴뢰르를 옆에 두고 에스멜랄다와 사랑에 빠지는 페뷔스 등 막장드라마 같은 설정은 관객을 빠져들게 만든다.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앙상블의 열연 돋보이는 무대 ‘인상적’

작품은 무대 위에서 구사할 수 있는 뮤지컬적 장치와 상상력, 기술적 모두 구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앙상블 댄서들의 무대는 그 어떤 공연보다 완성도 높다. 현대무용에 아크로바틱과 브레이크 댄스가 접목돼 자유롭고 독창적인 에너지를 분출한다. 앙상블 댄서들은 공연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역동적인 안무를 소화한다.

이들은 넓은 무대를 질주하며 시선을 압도하는 화려한 군무를 선보인다. 무대 배경을 오르내리는 클라이밍을 선보이는가 하면 노트드담 대성당의 가고일 석상에 올라타는 등 무대를 입체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공연 중반부 클로팽이 우연히 에스메랄다를 쫓아갔다가 이방인들의 궁전에 흘러 들어간 그랭구와르에게 교수형을 명하는 ‘기적의 궁전’이 인상적이다. 무대 중앙에서 펼쳐지는 비보잉은 감정을 극대화 해 극의 갈등을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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