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기와를 제작하고 있는 김창대 제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0
전통기와를 제작하고 있는 김창대 제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0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탁탁탁탁탁.’

전통 기와를 제작하는 김창대 제와장은 잘 빚어진 진흙을 세로로 세워진 제작틀에 고정한 후 나무로 툭툭 두드리며 기와 모양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제작틀을 직접 손으로 돌리며 만드는 기와. 그간 궁궐이나 한옥 등에서 완성된 형태의 기와만 봐왔는데, 제작과정을 직접 눈 앞에서 볼 수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은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18서울한옥박람회 ‘전통장인관·주제전’이 열린 가운데 전통 기와 제작 시연 행사가 함께 공개됐다.

김 제와장은 중요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 전수교육조교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고 한형준 제와장의 제자다. 과거 공무원 생활을 하던 김 제와장은 1998년 다큐멘터리를 통해 처음으로 한형준 제와장을 알게 됐고 이후 전라남도 장흥에서 제와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0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0

◆비바람 막아주는 전통 기와

우리나라 기와의 역사는 기원전 2∼1세기경 중국 한(漢)대에 대동강 유역으로 먼저 들어와 차츰 전 지역에 퍼져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지붕을 덮는 데 쓰이는 건축부재인 기와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삶 속에 녹아있었다. 기와는 제작틀을 사용해 일정한 모양으로 만든 다음 가마에서 높은 온도로 구워서 제작한다.

기와는 지붕에 씌워 눈과 빗물의 침수를 차단하고 이를 흘러내리게 해 지붕 재목의 부식을 방지함과 동시에 건물의 경관과 치장을 위해 사용된다. 그런데 목조건물의 지붕에 사용되는 위치에 따라 그 모양이나 명칭이 각각 다르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기와는 가장 기본적으로 ‘암키와’와 ‘수키와’가 있다. 부속장식 기와로는 암막새와 수막새, 귀면기와, 치미(치尾), 용두(龍頭), 망와(望瓦) 등이 다채롭게 개발됐다. 대부분의 암키와와 수키와는 원통형의 목제틀인 ‘모골(模骨)’의 외측에 삼베나 무명 등의 포목을 감고 양질의 진흙을 다진 점토판을 씌운 후 방망이와 같은 고판으로 두들겨 성형한다. 이후 건조 기간을 거친 후 와도(瓦刀)로 2분하거나 3분 또는 4분해 제작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기와가 탄생하는 것이다.

완성된 전통기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창대 제와장ⓒ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0
완성된 전통기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창대 제와장ⓒ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0

 시대마다 특색 달라

기와는 나라와 시대에 따라 저마다의 특색을 갖고 있다. 고구려 기와는 날카로우면서 힘찬 느낌이고, 백제 기와는 부드러우면서도 세련미를 지녔다. 신라 기와는 소박한 이미지에서 점차 화려하게 변했다. 이에 반해 유교 문화를 기반으로 한 조선 시대에는 기와가 소박한 형태였다.

전통방식으로 이뤄지는 기와 제작에서는 흙 선택이 매우 중요했다. 김 제와장은 “기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흙으로는 불가능하다. 총 5가지 종류의 흙을 섞어야 하는데 그 중 모래인 사질의 비율이 20%를 차지한다”며 “쉽게 말해서 옹기토와 유사한데 거친 옹기토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손으로 빚어 만든 기와는 한 달에 약 2500장 정도 제작된다고 한다. 시중에서 찍어서 만드는 기와가 수 만 장 제작되는 것에 비하면 적게 생산되지만 수제 기와가 무게도 가볍고 색감도 훨씬 좋다고 한다. 이에 오늘날까지도 문화재 복원 등에 수제 기와가 사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통문화는 현대생활에서 굉장히 많은 부분이 연관돼 있다”라며 “기와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기술영역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와가 계속 전승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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