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배우들이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김경선, 안재욱, 최정원, 아이비, 김지우, 박칼린, 남경주, 김영주.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배우들이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김경선, 안재욱, 최정원, 아이비, 김지우, 박칼린, 남경주, 김영주.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마음을 간질이는 재즈 음악, 독특한 안무로 18년간 한국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뮤지컬 ‘시카고’가 신선한 신·구 조합을 선보이며 14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박칼린, 최정원, 아이비, 김지우, 남경주, 안재욱, 김영주, 김경선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시카고’는 자극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여죄수들로 가득한 1920년대 미국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다. 교도소 내 가장 유명한 죄수는 보드빌 배우였던 ‘벨마 켈리’다. 남편과 여동생을 살인한 벨마 켈리는 교도소 간수인 ‘마마 모튼’의 도움으로 언론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곧 ‘록시 하트’에게 넘어간다. 코러스 걸이었던 록시 하트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정부 ‘프레드 케이슬리’를 살해한 죄로 수감된다. 설상가상으로 언변 술과 임기응변에 능한 변호사 ‘빌리 플린’마저 록시 하트에게 뺏긴 벨마 켈리는 분개하고, 혼자서는 유명세를 되찾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후 동맹 맺기를 시도한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벨마 켈리’ 역의 배우 최정원과 ‘록시 하트’ 역의 배우 김지우가 듀오로 무대 위에 섰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벨마 켈리’ 역의 배우 최정원과 ‘록시 하트’ 역의 배우 김지우가 듀오로 무대 위에 섰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뮤지컬의 배경인 1920년대 시카고는 거리엔 환락이 넘쳐났고 마피아가 지하세계의 돈으로 도시를 장악하던 곳이었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스타가 되길 꿈꾸는 죄수들의 모습을 어처구니없지만 위트 있게 그려 초연 이래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뮤지컬 ‘시카고’는 지난 2000년 배우 인순이, 허준호, 최정원, 전수경, 김진태, 윤희정 등의 캐스팅으로 한국 초연됐다. 이번 공연은 한국 14번째 시즌이다.

이번 시즌에는 뮤지컬 ‘시카고’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벨마 캘리’ 역에는 한국 초연 이후 18년 동안 한 시즌도 빠짐없이 뮤지컬’에 참여한 배우 최정원이 원조의 위용을 뽐낸다. 최정원은 “30대 초반에는 록시로 첫 연을 맺었고, 2007년부터 벨마 연기를 하게 됐는데, 얼마나 오래 했느냐보다 얼마나 잘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2000년대 초반에는 멋도 모르고 재미로 연기하다가 벨마를 맡게 되면서 작품을 분석하고 연기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최정원은 함께 ‘벨마 켈리’로 캐스팅된 배우 박칼린을 언급하며 “이번을 마지막으로 시카고를 떠날까 했는데, 더블 캐스트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배울 점은 배우고 앞으로 더 열심히, 더블과 더불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벨마 켈리’ 역을 맡은 배우 박칼린이 뮤지컬 넘버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선보이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벨마 켈리’ 역을 맡은 배우 박칼린이 뮤지컬 넘버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선보이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최정원과 함께 새로운 ‘벨마 캘리’로 캐스팅된 배우 박칼린은 2013년 공연까지는 무대 위 배우가 아닌 음악감독·지휘자로 작품과 연을 맺었다. 이번 시즌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그에게 남모를 부담이 있었을 터. 연기 지적을 받았을 때 마음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박칼린은 “스태프로 있어 봐서 배우가 지시를 잘 안 따라주면 얼마나 화가 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바보처럼 시키는 대로 다 했다”며 “오히려 지적 사항이 없으면 ‘나에게 관심이 없는 건가’ 생각이 들고 서운했다. 나이 50세가 넘어서 춤을 추게 돼서 나도, 다른 분들도 걱정이 많았는데 ‘시카고’만의 시크함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칼린의 소감에서 알 수 있듯이 뮤지컬 ‘시카고’는 안무가 빛나는 뮤지컬이다. 작품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한 획을 새로 그은 밥 파시(Bob Fosse, 1927~1987)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안무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빌리 플린’ 역의 배우 안재욱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빌리 플린’ 역의 배우 안재욱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이번에 ‘빌리 플린’으로 새롭게 합류한 배우 안재욱은 “뮤지컬 ‘시카고’는 재즈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작품인데, 내가 춤과는 거리가 멀어서 이 작품이 나와는 상관없는 뮤지컬이라고 여겼다”면서도 “오디션을 보고 연습에 임하니 미국 연출가, 안무가가 내 몸속에 이상한 에너지를 깨워주더라. 나에게 어울릴만한 빌리를 찾아주려 오픈 마인드로 다가오니 나도 매일 아침 웜업에 임했다. 빌리 역사상 매일 아침 연습을 나온 건 내가 처음이라더라. 내가 신나서 연습실에 오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에는 ‘벨마 캘리’외에도 ‘록시 하트’ ‘빌리 플린’ ‘마마 모튼’등 주요 배역에 배우 두명이 캐스팅되면서 신선한 신·구 조합을 만들어낸다.

뮤지컬 시카고 한국 공연 ‘록시 하트’ 최다 출연 기록을 갖게 된 배우 아이비는 더블 캐스팅된 배우 김지우와의 호흡에 대해 “이번 공연을 하면서 지우씨와 내가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성향·성격도 비슷해서 너무 깜짝 놀랐다”며 “순수하고 좋은 성품을 지닌 배우인데 그의 성품이 무대 위에서 나와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얘기를 들은 뉴페이스 ‘록시 하트’ 김지우는 “관객 입장에서 언니가 록시 연기를 하는 걸 봤는데 옆에서 보면 어떨까 정말 기대했었다”며 “오랫동안 록시를 했으니 노하우가 많다.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어’라는 팁을 많이 주는 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고 또 많이 배우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록시 하트’ 역의 배우 아이비가 ‘빌리 플린’ 역의 배우 남경주의 지시사항대로 움직이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록시 하트’ 역의 배우 아이비가 ‘빌리 플린’ 역의 배우 남경주의 지시사항대로 움직이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6년 만에 ‘빌리 플린’으로 돌아온 배우 남경주와 18년 만에 ‘마마 모튼’으로 돌아온 배우 김영주의 소감도 남달랐다. 배우 남경주는 “연출진이 이번 시즌에서는 한국 정서에 맞게 연기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줬다. 배우들의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가 있다”며 “위트있고, 사회에 기여하는 메시지가 많은 작품이다. 많이 사랑해 달라”라고 말했다. 배우 김영주는 “처음 마마를 연기했던 20대 때에는 열심히 하긴 했지만 그저 귀여운 마마였던 것 같다”며 “지금은 나이 40세가 넘었다. 언젠가 다시 마마를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무대에 서게 돼서 영광이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한 시즌도 빠지지 않고 ‘마마 모튼’으로 분한 배우 김경선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먹어가고 있다’는 작품 속 대사를 인용하며 포부를 밝혔다. 김경선은 “이제 마마 역할을 하기에 어리지 않은 나이가 됐다”며 “조금 더 농익은 마마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와 신구 조합의 새로운 케미로 다시 관객 마음 사냥에 나선 뮤지컬 ‘시카고’는 오는 8월 5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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