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S UP’전 26일부터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네덜란드 작가 레이몬드 램스트라(RAYMOND LEMSTRA)는 2004년 미네르바 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암스테르담, 뉴욕, 스페인, 유럽 등지에서 활동을 해왔으며 지난 2년간은 한국에 머물면서 작업을 발전시켰다.
작가의 최근 초상화 시리즈는 선과 기하학적 도형, 강한 대칭이 눈에 띄며 보는 이와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그는 자신만의 엄격한 규칙과 직감으로 형태를 만들고 조합해 황금비율을 찾아 배치해 나간다.
특정한 것을 선택적으로 강조하고, 나머지는 생략하거나 단순화 하는 그의 작업은 직관적인 어린아이의 그림 혹은 기호학적 특성을 지닌 원시미술의 모습과도 닮았다.
레이몬드 램스트라의 개인전 ‘HEADS UP’전이 오는 26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에브리데이몬데이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네덜란드의 아티스트 프로젝트 ‘The Jaunt’를 계기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티스트에게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을 기회를 마련하는 프로젝트였다. 작가는 고심 끝에 한국을 자신의 행선지로 선택했다.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고 개방돼 관용의 나라라 불리는 네덜란드와 유교문화를 기반으로 한 생각·가치관·생활양상이 형성됐으며 단일 민족으로 이루어진 한국은 여러 면에서 너무도 달랐다.
작가는 낯설고 다가가기 녹록하지 않았던 새로운 환경과의 연결점을 찾기 위해 서울을 탐험하기 시작했고 빼곡한 건물 사이로 뒷골목에서 그는 각종 전단지와 광고 스티커들을 발견했다. 먼지가 쌓이고 찢어지고 다시 덧붙여지기를 반복하며 겹겹이 쌓여 부패하고 있는 조각들을 보며 작가는 이 도시의 작고 어두운 길, 가로등 기둥에서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모든 세대가 시대에 걸쳐 서로에게 남기는 긴 추억과 역사, 그리고 그곳을 작가가 탐험하며 머물렀던 시간까지 고스란히 베여있는 조각했다. 작가는 채집한 이 조각들을 다시 꼴라주 형식으로 붙여 그림의 밑바탕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