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한국트리즈경영아카데미 원장

평소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주창해 온 사비나미술관에서 최근 열리고 있는 작품 전시회에서는 작품마다 1994년에 일본의 Denso Wave사가 개발한 흑백 격자무늬 패턴의 2차원식 바코드인 QR코드를 부착하여 관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작가의 이력 등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소위 미술과 SNS, 즉 ‘스마트 아트’를 ‘스마트 감상’으로 승화시킨 ‘스마트 시대’의 멋진 예이다.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인식이 가능한 ‘Quick Response(빠른 응답)’의 약자인 QR코드는 에그몬, 스캐니, 쿠루쿠루 등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은 뒤 코드를 스캔하면 휴대폰 화면을 통해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으로서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소셜 네트워크(SNS) 시대의 소비자들의 정보 교환 및 구매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예술, 산업, 문화, 행정,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정보 공급자들은 정보 출시와 함께 매거진, 온라인 뉴스, POP 등에 QR코드를 삽입하여 신상품 소개부터 동영상, 사진, 텍스트, 매장 지도보기, 이벤트까지 제품 전반에 대한 정보 제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Connecting Real Life and the Digital World’라는 슬로건으로 최근에 출시된 MicroSoft TAG은 QR코드보다 발달한 코드로서 흑백으로 표현되는 기존 코드에 비해 알록달록한 삼각무늬의 스마트폰 컬러태그로 태그 자체에 다양한 디자인을 도입할 수 있다.

바코드 개방형 가격제 덕분에 제품에 가격을 표시하지 못하는 스마트 소비 상황에서 QR코드나 스마트 태그의 활용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 제품 정보와 어디에서 가장 싸게 파는지 알 수 있는 등 이들 코드나 태그는 블로그 마케팅, 트위터 마케팅 등의 품질을 강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경매 및 화랑 등 미술 시장에서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은 자명하다. 기술과 예술과 디자인과 아이디어, 방법이 융합하는 이 시대에 미술관, 미술잡지, 브로셔 인쇄업체, 화가, 화랑, 아트딜러, 미술품 경매 관계자들도 통섭과 융합의 새로운 마케팅 문화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야 할 것이다.

스마트 아트(Smart Art) 세상이 스마트 시장에서 각광받는 시대이다. 이제는 그리느냐, 만드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융합하느냐 아니냐의 선택의 시대이다.

일본 모리미술관의 후미오 난조 관장은 다양한 문화의 융합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창작을 하는 데 커다란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경계선을 강조하는 것보다 좀 더 국제적인 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송송라로한의 <심리학 산책>이라는 책에서 그는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메 웨스트의 방>이 산발성 사유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언급하면서 유명한 미술 작품들을 심리학적으로 해석한 것이 눈에 띈다. 딱딱할 것 같은 심리학책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미술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융합의 힘이다. 서로 모순되거나 이질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한 화면에 섞어서 보여주는 소위 ‘절충주의’를 표현한 이동기 작가는 과거 개념미술이라고 하면 작품에서 이미지의 완성도나 색의 조화는 중요하지 않고 개념만 중요하다는 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패러다임이 바뀌어 한 화면에 다양한 스타일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현대미술에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의 기준이 작가가 어떤 사고를 하느냐이므로 작품을 통해 작가의 전방위적 융합적 접근 시도를 어필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문화의 아이덴티티는 하나의 재료로 존재할 수 있을지언정 어떤(How) 식으로 얘기할 것인지 또한 무엇(What)을 얘기할 것인지는 작가가 스스로 찾아가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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