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이후 한국 드라마 수출에 힘입어 시작된 한류열풍은, 우리 문화를 되돌아보게 한 전환점이었다. 20년 가까이 불고 있는 한류열풍은 우리 민족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 동남아를 비롯한 많은 저개발국가에 한국은 희망을 주는 역할 모델이다. 힘든 시절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새마을운동이 각국에 전수되면서 한국인의 지혜도 알리고 있다.

이렇듯 한류열풍은 이제 한국문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넘어, 한국인의 정신을 전수해 주는 시대를 이끌고 있다. 한국인의 글과 문화와 정신이 세계 속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문화가 세계를 뒤덮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세계인의 정신문화를 이끌어 갈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위해선 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기획이 필요해 보인다.

얼마 전 발족한 가칭 한류문화산업포럼에서 모 참석자는 “중국 일본을 비롯해 한국을 찾는 많은 이들이 막상 한국에 와도 갈 곳이 없다. 돈 쓸 곳이 없어 그냥 간다”라면서 한류열풍이 체계적인 문화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한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른 참석자는 “일본과 중국에서는 한류산업이 크게 육성되어 있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한류산업이 제대로 육성되어 있지 않다”고도 꼬집었다.

한마디로 한류 세계화에 내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간 예기치 못했던 한류열풍에 정부도 당장 눈에 보이는 콘텐츠에만 힘을 쏟다 보니, 한류의 전략적 기간산업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제라도 한국문화의 고급화 체계화 산업화가 후대에 남길 시대적 사명임을 깨닫고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외국 관광객들로부터 “한국에 막상 오니 갈 곳도 볼 곳도 먹을 것도 없다”는 불만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그들의 시각에서 기초부터 점검해야 한다. 한류 현장에서 뛰는 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서로의 장점을 융․복합시켜 2차 3차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세계인이 우리 문화의 어떤 것에 매력을 느끼는지 장단점을 장기적 안목으로 분석하고, 유․무형의 한류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와 경영자들에게 실질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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