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맹견의 공격을 받던 어린이를 구해낸 용감한 여고생 이야기가 보도된 바 있다. 충북 단양군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목줄을 끊고 담장을 넘어 어린이들을 공격하는 사나운 개와 맞서 싸운 말 그대로 용감한 여고생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맹견의 공격을 받은 한 어린이는 개에게 팔과 허벅지를 물린 뒤였고, 목을 공격하려는 순간 이 여고생이 자신의 온몸으로 어린이를 감싼 뒤 개의 목줄을 휘어잡아 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리 늦지 않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사건 당시 주변에는 이들 외에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개가 너무 사나워 쉽사리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니 이 여고생의 행동이 참으로 용감했다고 할 수 있겠다.

어린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여고생 자신도 찰과상을 입었다고 하니 웬만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런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여고생의 이런 행동이 알려지자 학교에서도 표창장을 주고 격려했으며, 단양군은 선행청소년 단양군수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성폭행, 살인 등 좋지 않은 소식들이 앞 다투어 방송과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요즘, 보기 드문 훈훈한 소식이라 하겠다.

그렇지만 몇몇 누리꾼들에 의해 이 훈훈한 이야기가 “뭔가 바라는 게 있으니 한 행동이겠지” “공고생이면 말 다했네” 등 상식을 벗어난 말들로 도배가 되어버렸다. 심지어는 이 여학생의 외모를 비하하고 비웃는 말들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이 여학생의 모습을 보니 오히려 맹견을 물게 생겼다” “여고생이 명견 같이 생겼다”는 둥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기쁜 일은 함께 기뻐해주고, 슬픈 일은 위로해줄 수 있는 사회를 바라는 것이 너무 헛된 바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까지 하다. 많은 걸 바라지도 불가능한 것을 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한 것은 잘했다, 못한 것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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