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현 주필

 

선군(先軍) 정치의 북한은 전후방을 막론하고 전 국토가 요새화된 나라다. 이렇게 견고한 군사적 방어태세에 가공할 미사일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남한 전역이 그들 미사일의 사정거리에 들어가 위협에 노출된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한국은 뒤늦게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1천 5백 킬로미터의 순항미사일을 뒤늦게 양산 배치하기 시작했다. 타격 오차가 1~2미터에 불과한 정밀 타격 수단인 현무3C가 그것이다.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예민하며 엉뚱했다. 예민한 것까지야 그럴 수 있지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생뚱맞은 소리를 하고 나섰다. 그들은 관영 언론인 환구시보를 동원해 우리더러 ‘미사일 개발이 냉정치 못한 태도’라느니 ‘천안함 사건을 핑계로 이전에는 감히 뛰어들 생각을 못했던 금지 구역에 뛰어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는 등의 황당한 얘기를 했다.

훨씬 앞서가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뒤따라가는 불가피한 자위력 구축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린 것이다. 더구나 정작 자신들은 무섭게 군사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웃 주권 국가의 정당한 방위력 개선 노력에 딴지를 걸고 나서는 것은 너무도 몰염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그들은 레이저 무기로 인공위성을 맞추어 파괴하는 우주 강군(强軍)의 나라다. 육상이나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핵탄도미사일로 한반도는 말할 것 없고 미국 서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첨단 무력을 가진 군사 대국이기도 하다.

급속히 힘을 기른 해군력으로 서해나 서태평양에서 급기야는 미국과 맞장 뜨자고 덤벼들 만큼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나라이기도 하지 않은가. 그런 나라가 겨우 재래탄두를 싣는 사정거리 1천 5백 킬로미터에 불과한 한국의 미사일 배치에 그렇게 과민하다는 것이 얼마나 웃기는 얘기인가.

이는 평범한 사리(事理)에도 안 맞는 행위일 뿐더러 그들의 총체적인 국가의식 수준을 의심케 하는 균형감각과 분별심을 결여한 반응이다. 우리는 엄연한 주권국가이며 그들과는 명색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주권국가끼리 존중하는 마음이라고는 도무지 찾아 볼 수 없는 이런 방정(方正)치 못한 소리를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에 대고 이러는 중국이 북한의 도발행위와 핵개발을 포함한 군비증강, 미사일 개발과  배치에 대해 뭐라고 한 마디라도 공개적으로 안 좋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천안함을 공격해 침몰시킨 명백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마저 그들은 입을 다물고 오히려 비호하기에 바빴지 않았나.

미사일 사정거리로 말하면 아직 우리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의 반에 반도 못 따라 잡은 실정이다. 그나마 거기에 실어 투발(投發)할 북한의 핵무기 같은 대량 파괴 무기도 없다. 우리는 미국과 맺은 미사일협정(MTCR)에 발목이 잡혀 사정거리가 5백 킬로미터를 넘어가면 재래탄두라도 5백 킬로그램이 넘는 중량의 탄두는 탑재할 수도 없다.

핵무기 개발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은밀히 시도하다가 미국에 탄로가 나서 그만 두어야 했다. 반면에 북한의 핵개발과 핵탄두를 늘리는 모험은 가속화돼가고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을 의장국으로 구성돼 몇 년째 열리고 있는 6자 회담은 아직 아무 실효가 없다.

과연 중국은 자칭 책임 있는 강대국이라면서 미국이 우리에게 하듯 북한에 대해 그렇게 책임있는 강대국으로서의 제구실을 해왔는가 자문하고 성찰해봐야 한다. 그러면 우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해대는 말들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 명확하게 알게 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행위가 원인이 된 방어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이 훈련이 왜 있게 됐는지에 대한 인과(因果)관계를 무시한 반발을 계속했다. 한마디로 생떼였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동중국해에서 해상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서해상에서는 전례 없는 해상 수송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훈련을 신속하게 관영 언론에 공개하는 이례적인 조치도 취했다. 그러면서 외무성 대변인 논평과 관영 언론, 군사 관계자를 일제히 동원해 한미훈련에 대해 융단 폭격하듯 비난과 불평을 쏟아 부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초래한 원인 제공자와 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애써 비호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이렇게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입장을 바꾸어 중국이 만약 우리와 같은 엄중한 도발을 당했다면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같은 대응 조치와 과정을 생략하고 조용히 지나갈 수 있겠는가. 직접 무력 응징이라도 하려 할 것이 아닌가.

우리가 중국의 이런 부당한 처사에 침묵 모드(Mode)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들이 우리를 길들이려 하는 듯한데 가만있으면 우리가 그들의 길을 잘못 들이는 것이 된다. 지금은 사대모화(事大慕華) 시대가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의 내부 일에는 벌집 쑤신 듯 반응하는 우리의 언론들이나 말 재주 뛰어난 논객들이 ‘북쪽’이나 ‘서쪽’의 일에는 침묵하는지 그것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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