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그는 미국의 중국 관세부과를 비판하면서 보복을 경고했다. (출처: 뉴시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그는 미국의 중국 관세부과를 비판하면서 보복을 경고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25%의 고율관세를 매길 1300개의 품목을 발표하자 중국이 즉각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4일 미무역대표부(USTR)가 관세부과 품목을 발표한 지 한시간여 만에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결연히 반대하고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앙(CC)TV에 “미국은 중국의 엄정한 교섭을 무시하고 아무런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관세부과를 발표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이자 무역 보호주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행위는 엄정하게 세계무역기구(WTO) 기본 원칙과 정신을 위반했다”며 “중국은 즉시 미국의 관련 행위에 대해 WTO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가오 대변인은 또 “우리는 중화인민공화국 대외무역법 관련 규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조치는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도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부과를 건의한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하고, 매우 유감”이라며 “미국산 제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보복 관세 대상으로는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가 거론된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며, 특히 대두의 경우 무려 1/3을 수입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또한 자동차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지난해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수입했다.

보잉도 지난해 전 세계 항공기 인도량의 26%(202대)를 중국에 보냈으며 향후 20년간 7240대, 1조 1000억 달러(약 1200조원)의 항공기를 판매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한 최대 600억 달러(약 63조원) 규모의 대중국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따라 1300개 대상 품목을 발표했다. 이번 목록은 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전기차, 첨단 화학제품, 반도체 등 특히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분야가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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