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한국트리즈경영아카데미 원장

“진실을 거짓이라 생각하고 거짓을 진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이 잘못된 생각 때문에 끝내 진리에 이를 수 없다. 진실을 진실로 알고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 아닌 줄 아는 사람은 그 바른 생각 대문에 마침내 진리에 이를 수 있다.” 청담스님이 2001년 일요 가족법회에서 어떤 사물이든지 바르게 보라는 가르침을 강조하면서 <법구경>에 있는 구절을 인용한 내용이다.

최근 지인이 소속된 모 조직에서 총무 역할을 맡은 임원이 조직의 정보를 담당하면서 조직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조직이 가져야 할 이익을 혼자 빼돌리려고 온갖 꼼수를 부리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에 조직의 대표에게 실제 사례들을 제시하며 조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파악하고 시정해달라고 제안하였으나 조직의 대표는 다음과 같은 답을 보내왔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김 이사님. 다른 것은 오해가 없으신 것 같고 꼼수 건에 대해서만 드리겠습니다. 지난 번 이사회 때도 느끼셨겠지만 다른 이사들이 공감해 주지 않으면, 즉 명분이 없으면 제가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공감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 김 이사님의 세가 부족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절반의 이사가 반대한다면 저는 당연히 제 결정을 취소합니다.”

진실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세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표현이다. 조직의 장이 아주 애매모호한 윤리적 잣대를 가진 경우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한 사람의 주변에는 비슷한 사고의 기준을 가진 자들이 모이게 되어 있다. 유유상종이라고 할 수 있다.

더러운 호수에는 그 환경에 맞는 더러운(?) 고기들이 사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이기는 것이 최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권력은 짧고 인격은 길기 때문이다.

최근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의 아내 구보타 시게코 여사는 월 스트리트(Wall Street)에서보다 더 큰 기회가 예술에 있다고 하면서 주식은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영원하다는 말을 하였다. 권력은 주식이고 인격은 미켈란젤로인 셈이다.

누구나 비윤리의 박스 안에 갇혀 있어 윤리 마비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의 눈으로는 정의로운 세상을 볼 수가 없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신문 지상에 등장하는 수많은 정치 사회 문화 예술 경영에서의 사건들은 이해당사자들 간의 진실과 거짓의 충돌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

소위 최근 회자되는 스티브 잡스의 안테나게이트, 국회의원 성희롱 사건, 천안함 진실, 영포회 게이트, 4대강, 민간인 사찰, 블랙리스트, 유명 화가 작품 위작, 작품 가격, 뇌물에 의한 미술상 수상자 선정, 교수들의 논문 대필 사건 등등이 해당되는 건이라고 할 수 있다.

진실은 결국 밝혀지지만 거짓이 진실을 누르고 있는 기간과 상황은 국가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자원의 낭비를 가져 온다. 그래서 가정, 학교와 많은 기업들이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부처님 승가 자비편에 나오는 글 중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한다. 그러나 덕이 있는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사방에 풍긴다”를 생각하며 향기로운 진실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국가가 목숨을 걸고 나서서 윤리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할 때이다.

그리고 TGIF로 상징되는 트위터 소통 시대에 삶을 변화시키는 진실한 행복 바이러스인 윤리의식이 전광석화처럼 대한민국에 퍼져 나갔으면 한다.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POSCO)에서 작년에 신입사원들을 문리통섭형 인재로 육성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완전한 통섭인재가 되려면 사원들이 경영과 기술을 익혀야 함은 물론 거기에다가 기본적으로 윤리가 문리 사이를 비집고 단단히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윤리 경영이나 환경 경영, 지속가능한 경영 등 사회적 기업 측면에서만 보면 유한킴벌리 경쟁 상대는 삼성이나 포스코 같은 대기업이라고 유한킴벌리 사장이 역설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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