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 기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한미FTA개정 및 미국 철강 관세 협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한미FTA개정 및 미국 철강 관세 협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FTA 개정과 환율 연계 없다

美 연계 시도 있었지만 거부

美에 항의… 문구수정도 요구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검토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과정에서 환율에 대한 이면합의 발표를 누락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한미 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환율 문제를 끼워 넣는 등 이면 협상은 없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9일 세종정부청사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환율과 한미 FTA는 별개 문제다”라며 “미국 정부에 한미 FTA 결과 발표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홈페이지에 한미 FTA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환율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는 점을 명시했다.

USTR은 이날 ‘미국의 새 무역정책과 국가 안보를 위한 한국 정부와의 협상 성과’라는 보도자료에서 “한국과 미국은 무역과 투자에 있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경쟁적 통화 평가 절하’와 ‘환율 조작’을 금지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형태의 합의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미국 측에 문구 수정을 요구한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환율은 미국만 관련되는 문제가 아니라 다자간 문제”라며 “다자문제를 어떻게 양자 통상문제에 엮어서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올해 초 한미 FTA 재협상에 환율을 연계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환율과 한미 FTA는 절대 연계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분리돼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를 두 번 겪은 우리나라에서 환율을 협상 대상으로 삼는 건 정치적으로나 국민 감정상으로 받아들 수 없다”며 “국내 거시경제 변수를 실물분야 관세 이행 문제를 다루는 한미 FTA에서 협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고 말했다.

또한 기재부 관계자는 “USTR이 국내 정치적 성과를 보이기 위한 시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다자협정에서는 몰라도 무역 관련 양자협정에서 환율 관련 합의가 들어가는 경우는 유례가 없으며, 환율과 한미FTA는 절대 연계되지 않은 분리된 협의”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미 FTA와 환율 연계 문제는 다음 달 15일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맞물려 있어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현재 관찰대상국에 이름이 올라 있다.

이에 정부는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뿐이고, 주요 20개국(G20) 중에도 인도나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정도만 안 한다”면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외환시장 영향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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