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모임(선미모)’ 기원정사 설봉스님(71)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 난간에서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과 이사들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모임(선미모)’ 기원정사 설봉스님(71)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 난간에서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과 이사들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설봉스님 단식 농성 6일째 “승려자격 없는 이사장 물러나야”
법진스님측 “법당 점거 기습시위 비열한 행위… 책임 묻겠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재단법인 선학원 내부 갈등이 단식 농성으로 이어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모임(선미모)’ 기원정사 설봉스님(71, 비구니)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선학원 본사) 2층 난간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스님은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과 이사진 사퇴를 촉구하며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설봉스님은 26일 선학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단식 농성에 대한 입장과 법진스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단식 농성 중인 설봉스님을 대신해 선미모 총무 심원스님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설봉스님은 “나는 법진스님 개인에게는 어떠한 사적 감정도 없다. 공직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법진스님이 이사장으로서 자격이 없기 때문”이라며 “성추행으로 징역형까지 받은 사람은 승려자격도 없다고 할 것인데 어떻게 이사장을 할 수 있겠나. 이것은 상식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불교계 매체들은 설봉스님과 시위 중인 선학원 스님들이 ‘조계종지 봉대한다’는 내용을 법인 정관에 삽입할 것과 재단 이사 중 2인을 조계종이 임명한 이사로 채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설봉스님은 이러한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선미모 스님들이 선학원 법인이사장과 이사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선미모 스님들이 선학원 법인이사장과 이사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총무 심원스님은 이날 선미모 측 입장을 다시금 명확히 전했다. 선미모는 조계종에 ▲선학원 소속 승려와 도제에 대한 권리제한 해제 ▲법인법 아닌 ‘선학원 특별법’ 제정해 적용 ▲선학원 특별교구로 지정해 원로의원과 중앙종회의원 배정 ▲선학원 재산권·운영관리권 등 법인 고유권한 침해 금지 ▲징계받은 선학원 임원 사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학원 측에는 ▲정관에 ‘조계종 종지종통 봉대’ ‘재단임원 자격 조계종 승려’ 등 원상복구 ▲별개 종단 설립 금지와 수계, 승려증 발급, 조계종 승적포기각서 요구 중단 ▲이사는 지역별로 분원장 추천받아 선출 ▲이사 3분의 1은 분원장 중에서 총무원장이 추천 ▲선학원 분종·탈종하려면 총회 열어 의견 수렴 등을 요구한 상태다.

법진스님 측은 최근 ‘3월 21일 간담회와 관련하여’라는 입장을 냈다. 법진스님 측은 “자칭 ‘원로’들을 초청해 재단의 입장을 설명해 오해를 풀고 화합의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며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이 법당을 점거하고 기습시위를 벌이는 비열한 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재단과 무관한 불순세력들과 손잡은 몇몇 창건주 분원장이 벌인 기습시위와 점거농성은 기념관 개관식 방해하겠다는 훼불행위다. 경중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은 지난 23일 시위 장소를 찾아 설봉스님 등을 위로했다. 육문스님은 입장문을 내고 “기원정사 설봉스님이 단식정진하고 있다. 이사장과 이사회가 사퇴할 때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한다”며 “하루빨리 선학원이 제자리를 바로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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