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화순=김도은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광주·전남지부(강피연) 3만여명이 4일  오후 전남 화순군청 앞에서 ‘강제개종 목사 처벌, 강제개종을 비호하는 한기총·CBS 폐쇄’를 촉구하며 궐기대회를 가진 후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천지일보 화순=김도은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광주·전남지부(강피연) 3만여명이 4일 오후 전남 화순군청 앞에서 ‘강제개종 목사 처벌, 강제개종을 비호하는 한기총·CBS 폐쇄’를 촉구하며 궐기대회를 가진 후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한기총·CBS의 강제개종 규탄

“강제개종에 2명 목숨 잃어”

“정부, 피해대책호소에 외면”

[천지일보=김빛이나, 명승일 기자] “지난 1월, 우리나라에서 27살 청년이 인권유린적인 강제개종 과정에서 피살됐습니다. 누구에 의해 자행된 것입니까? (이 사건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 이단상담소 목사들의 돈벌이 강제개종 사업과 이를 조장한 기독교방송CBS의 결과입니다!”

종교를 바꿀 것을 강요(강제개종)하는 과정에서 이미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국민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을 정부가 방치하고 있는데 대해 다시 한 번 대책을 호소하는 대규모 걷기대회가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또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국 인권단체가 주도하는 강제개종 규탄대회가 열려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는 4일 서울을 비롯한 7개 도시에서 강제개종과 이를 사주하는 개종목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대규모 걷기대회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1월 20대 여성 고(故) 구지인씨가 강제개종 과정에서 사망한 이후 진행된 1차 대규모 규탄 집회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에는 2만 5000여명이 그동안 강제개종을 장려해 온 한기총과 CBS 앞에 각각 모였다. 이 외에도 부산, 대전, 강원, 대구, 전남, 전북 등에서 8만 3000여명이 모였다. 정부와 종교계, 언론의 외면으로 10만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강제개종 피해를 호소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온 것이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강제 개종과 이를 사주한 개종 목사의 처벌을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전남 화순군 여대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피연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강제 개종과 이를 사주한 개종 목사의 처벌을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전남 화순군 여대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피연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강피연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여성이 단지 기성교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종할 것을 강요받고 그 과정에서 납치, 감금, 폭행 등으로 인해 숨졌지만 정부와 종교계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구씨는 지난 2016년 44일간 납치·감금돼 개종을 강요받고 난 후 청와대에 강제개종 피해를 호소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얻지 못했다. 그는 결국 지난해 12월 전남 화순의 한 펜션에서 감금된 채 2차 강제개종을 받다가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강제개종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지난 1월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이를 규탄하고 정부의 대책을 호소했지만 여전히 정부는 ‘정교분리’라는 핑계로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인권존중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권유린으로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가 종교문제란 이유로 강제개종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강피연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종교 관련 담당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사법당국에 책임을 미뤘다. 청와대는 지난 1월 구씨 사망 이후 강제개종 실태조사와 개종목사 처벌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14만여명의 국민이 동의했음에도 아무런 설명 없이 해당 청원을 삭제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기독교방송국 CBS 본사 앞에서 강제개종 금지법 제정 촉구와 추모 걷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전남 화순군 여대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피연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기독교방송국 CBS 본사 앞에서 강제개종 금지법 제정 촉구와 추모 걷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전남 화순군 여대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피연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한국 개신교 1번지 종로·전국 CBS 메워

“종교의 자유·강제개종 금지”

시민들 “법제화된 장치 필요”

유력 외신도 강제개종사망 보도

강피연은 사법당국 역시 이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강제개종 사업을 돈벌이로 하는 개종목사의 사주에 의해 피해자들의 생명과 신체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침해되는 사례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주류교단 신도들에 대한 강제개종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며 확산해 온 기독교계는 ‘강제개종’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강제개종을 하는 이단상담소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기독교언론까지 합세해 강제개종으로 인한 인권문제는 외면당함은 물론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과 양천구 목동 CBS 본사 앞에서 진행된 ‘개종목사 처벌 및 희생자 추모 걷기 대회’에는 검은 색 옷을 입고 머리에 흰 띠를 두르고 손에는 ‘부모를 방패삼아 자녀 죽이는 개종목사 처벌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든 강피연 회원들이 참여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개신교 주요교단 총회와 한기총,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NCCK 등 교단연합기구들이 포진해 개신교 ‘정치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모인 것이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강제 개종과 이를 사주한 개종 목사의 처벌을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전남 화순군 여대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피연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연 대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강제 개종과 이를 사주한 개종 목사의 처벌을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전남 화순군 여대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피연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연 대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이들의 행진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갑자기 등장한 많은 사람의 수에 놀라면서도 강제개종에 대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종로구 연지동 거리 신호등 앞에 있던 김인철(70대, 남)씨는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나라에서 강제개종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살인도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면서 “정부가 나서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동 CBS 본사 앞 집회를 본 안정화(49, 서울 강서구)씨는 “우리나라엔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도 강제개종과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황당하다”면서 “비록 가정 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가정 일이라고 해도 폭력과 강제가 동원되는 종교·이념 간 문제에는 어떤 법제화된 틀이 있어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권력도 가정 내 사건이라고 하면 모두 덮어버리는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은 특정 종교단체를 비방하려고 했다가 한 젊은 청년이 죽음에까지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해 CBS도 왜곡된 보도로 여론을 선동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명시된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국민이 ‘강제개종’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에 전 세계 언론도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각국 인권단체가 주도하는 강제개종 규탄대회는 미국은 물론 독일, 프랑스, 체코 등 유럽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남아공, 모잠비크, 쿠웨이트 등 전 세계적으로 진행됐다. 해당 국가 주요 언론의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기독교방송국 CBS 본사 앞에서 강제개종 금지법 제정 촉구와 추모 걷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전남 화순군 여대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피연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가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기독교방송국 CBS 본사 앞에서 강제개종 금지법 제정 촉구와 추모 걷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전남 화순군 여대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피연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4

미국 최대 방송사인 NBC는 지난달 17일 캘리포니아주 LA 올림픽 경기장 앞에서 진행된 강제개종 규탄대회를 보도했다.

NBC는 “LA 인권단체 회원 800여명이 평창올림픽의 폐막식을 앞두고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LA 인권단체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이지만 정작 국민들은 자신의 종교를 선택할 자유를 탄압당하며 고통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NBC는 인권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0대 여성이 강제개종 현장에 끌려가 부모의 손에 목이 졸려 숨진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런 사실에 반응하지 않는 한국 정부를 규탄하며 이번 사건이 널리 알려져 종교의 자유가 진정으로 보장되는 한국 사회가 되길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구씨 사망사건은 인권선진국으로 알려진 한국에서 빚어졌다는 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에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미국에서만 NBC, ABC 등 300여 언론에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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